여행 보따리

태국 방콕여행(2019.04.05)

Bini(비니) 2019. 5. 8. 07:07



[휴일과 연휴 사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는 세 번째 여행이다.
우리나라 기후는 운동하기 좋고 등산하기도 딱 좋은 계절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봄날,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목적지인 동남아는 지금이 한창 더운 시기라는데 걱정이 앞선다.
5월의 첫날인 노동절 공휴일과 주말, 그리고 어린이날 대체휴일까지 중간에 이틀 휴가 내면 6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이 찾아온다.
이른 새벽 집을 나섰다.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저녁 출발이 아니라 오전 아홉 시 출발이라 꽉 찬 5일짜리 자유여행이다.
 
[노동절의 인천공항]
 
공무원을 제외하고 많은 기업이 휴일을 적용받는다.
사실 일반 기업도 휴무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와 같은 마음인지 공항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데 일하는 사람도 많지만, 여행객도 엄청나게 많다.
공항 직원인 듯한 사람들이 단체 조끼를 입고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등에는 '주5일 근무 쟁취'라 새겨져 있다.
노동절에 쉬지 못하는 사람들과 주 6일 근무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두번 째 해외 유심과 면세점 쇼핑]
 
이젠 스마트폰 와이파이가 필수이다.
때론 와이파이 도시락을 이용하고 또는 해외 데이터 정액 상품을 가입 하고 여행을 떠났다.
지난 양양 출발 동남아 여행 때 해외 유심을 이용했는데 상당히 유용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하루 1GB 용량의 5일짜리 데이터 유심을 준비했다.
출국수속과 수하물을 접수한 후 예약한 유심을 찾기위해 수령장소를 향했다.
우리의 출국장과 상당히 멀리 있어 출발 전부터 기진맥진이다.
출국장을 지나자 남은 두어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면세점 구경으로 시간 보내다 이내 지쳐서 벤치에앉아 기다린다.
창밖에 타이항공 한 대가 짐을 옮겨 실으며 날개에는 주유 중이다.
 
[음료 서비스에 숙면의 효과]
 
다섯 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항공기가 이륙하자 바로 음료 서비스가 시작된다.
태국 국적의 승무원들이다.
'한국 왕복노선은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할텐데 한국인 승무원을 배치하지 꼭 태국인들만 채용할게 뭐람?' 하는 생각을 하며 음료 대신 위스키를 주문했다.
위스키를 달랬는데 다시 물어온다. 위스키 종류를 묻는가 했는데 얼음을 채워 줄건 지 아니면 스트레이트로 줄건지를 묻는 것이다.
독한 위스키를 받아 홀짝 거리며 마셨다.
이내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든다.
역시 수면제로는 술만한 게 없다.
 
[기내식과 영화로 달랜 무료함]
 
어수선한 소란과 함께 눈을 떴다.
한국 시간으로 점심시간인 모양이다.
기내식이 배달되기 시작한다.
주 메뉴인 소고기와 치킨 중 선택해야 한다.
치킨이나 돼지고기 기내식은 자주 먹어봤기에 소고기 메뉴를 주문했다.
이번에도 음료 대신 와인을 주문했다.
다시 물어온다. 'Red or White?' 고기 메뉴에는 Red 와인이지만 사실 진짜 소고기는 몇 점 보이지 않는다.
식성대로 레드와인을 받아 마셨다.
한국 영화를 한 편 골라 시청하다가 잠시 잠이 들었다.
 
[비행시간 동안의 기내서비스]
 
저가항공사의 경우 식사시간을 피해 항공기 요금을 줄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여행은 자유여행이니 만큼 항공기와 숙소를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태국의 대표항공사 답게 도착 30여 분을 남기고 음료와 간식이 나왔다.
종이 포장의 따끈한 음식이다.
피자를 돌돌 말아 놓은 모양새에 안쪽에는 여러가지 속재료가 들어있다.
이름도 모른 채 먹기 시작했다.
약간 덜 익은 밀가루 맛이 태국 전통식인 듯 한데 양은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오렌지 쥬스인지 진하고 새콤한 음료를 함께 마시고 나자 더 이상의 서비스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입국심사 신청서의 추억]
 
승무원이 무언가 나누어 준다.
문득 2년 전 비슷한 일이 기억난다.
외국 여행 경험이 없었던 나는 기내면세점 면세품 구입 신청서라 생각하고 그대로 버린 적 있었다.
입국심사대 앞에서 긴 줄을 서 기다리다가 낭패를 봤던 아픈 기억이다.
오늘은 착실하게 받아 꼼꼼하게 챙겨 적었다.
도둑질도 반복하면 실력이 좋아진다 했는데 작성하는 게 쉽지않다.
개인정보야 작성이 가능하지만 숙소와 항공기 편명까지 적어야 한다.
아내는 인터넷에서 샘플 하나를 복사해 왔다.
'방문목적은?' 하는 질문에 'Holaday'라고 적혀있다.
나는 조금 색다르게 적었다.
'Sight Seeing'라고....
 
[맑은 하늘에 구름조각]
 
며칠 전 인터넷으로 확인한 일기예보에는 여행기간 내내 비소식이 예고되었는데 착륙을 앞둔 방콕의 상공은 눈부시게 맑다.
오늘은 기체의 흔들림도 별로 느끼지 못할 만큼 기상상도가 좋다.
지상 12000미터의 고도를 유지하던 항공기가 하강을 하더니 이내 1000미터 상공까지 내려왔다.
논밭과 시가지가 모습을 드러내다가 멀리 손톱만하게 공항이 보인다.
꽤나 작아 보이는 활주로에서 요란한 소음과 흔들림이 느껴진다.
항공기 꼬리날개 상단에 설치 되었는지 착륙영상이 모니터에 표시된다.
하얀 연기를 뿜으며 아스팔트 바닥에 착륙한다.
 
[헉! 때 이른 무더위]
 
지난 2월 초 다른 친구네와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당시에는 폭설의 흔적이 채 가시기도 전 양양공항을 출발해 두꺼운 옷가지를 함께 챙겨야 했다.
이번엔 조금 따듯해진 봄날씨에 출발하긴 했지만 적도 근인근 국가인 태국은 연중 가장 더운 시기이다.
기체가 탑승장과 연결되고 짐을 챙긴 승객들이 줄지어 내리기 시작했다.
비지니스석을 경유해 출구로 나오는 순간 느껴지는 찜통 같은 공기와 마주했다.
예상은 했지만 기내의 시원한 공기와 대비되는 뜨거운 공기는 신체가 느끼는 온도차 이상으로 다가온다.
그나마 잠시 시원한 공항 청사에서 입국수속을 밟고 공항 건물을 나오는 순간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뜨거워진 공기가 우리를 맞이한다.
 
[호텔까지 30분간의 바깥 풍경]
 
이번 여행은 같은 직장 친구, 후배와 함께 세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 모임인데 평소 외국 여행을 조금 더 다녔던 후배가 기획한 '반 자유여행'이다.
항공권은 국내 여행사에서 예매하고, 현지의 숙박과 식사 그리고 짧은 현지 패키지 당일 여행과 자유 여행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관광이다.
예약된 호텔 까지의 거리는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이다.
택시로 이동하면 여섯 명이 두 대로 나누어 타야 하기에 사전 예약된 승합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편도 오만 원의 요금을 지불한다고 하지만 낡은 봉고차가 오리라 생각했는데 리무진이 도착했다.
운전석은 우측, 실내 인테리어는 불교국가 답게 화려한 내장재로 꾸며져 있다.
태국의 수도여서인지 건물과 도로가 쭉쭉 뻗어 있고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일본산 도요다 차량이 많은 가운데 검은색 현대 스타렉스 하나가 귀하게 보인다.
 
[다운타운가 주변 'AETUS 룸피니 호텔']
 
고속도로를 지나고 시가지에 접어들자 빠르게 차량 행렬이 늘어났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숙소인 애터스호텔에 도착했다.
조금은 변두리인 듯 하게 허름한 건물이 주변에 보인다.
하지만 숙소는 20층 이상의 고급진 호텔이다.
예약 상태를 확인하고 돌아서려는데 프론트에서 무언가 요구한다.
Deposit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태국 화폐로 1200바트를 요구했다.
마스터카드로 결제하고 드디어 입실했다.
캄보디아처럼 찡쪽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은 괜찮은 숙소이다.
주변의 낡은 건물을 지나면 꽤 규모가 있는 빌딩들이 제법 보인다.
오후 일정이 없는 첫 날이라서 시간도 보낼 겸 주변에 저렴하게 발맛사지 업소가 있는지 둘러보기로 했다.
 
[만만찮은 방콕 물가]
 
호텔을 나서자 낡은 건물을 지나 노점상들이 보인다.
먹거리는 한국의 불량식품 수준처럼 보이는 게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다.
푹푹 찌는 더위에 지쳐 주변 빌딩으로 피신했다.
깔끔한 상점에는 먹거리와 마실거리가 다양하다.
마침 낯 익은 브랜드의 커피숍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에서도 자주 접하는 스타벅스였다.
내부는 조금 어수선한 구조이긴 한데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이다.
메뉴를 둘러 보고 과일 쉐이크를 주문했다.
커피나 쉐이크 종류 모두 5-7천원 대 가격이다.
한국 물가와 비교해 절대 저렴하지 않다.
 
[인근 호텔서 즐긴 저녁 부페]
 
우리가 묵는 애터스룸피니 호텔도 저녁식사가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가 나흘간 묵을 곳이라서 아침식사를 네 번이나 해야한다.
결국 걸어서 10분 거리의 인근 호텔으로 향했다.
후배가 고민 끝에 미리 예약해 둔 곳이다.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거리자 직원인 듯한 남녀가 다가온다.
'무얼 도와 드릴까요?' 식사권을 내어 밀자 7층으로 안내한다.
태국식 메뉴와 글로벌 음식 종류가 다양하다.
방콕 시내를 내려다 보는 전망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마쳤다.
 
[파타야 대신 파스타]
 
쌀국수가 먹고싶다는 후배가 파타야를 주문했다. 누들 종류는 원래 조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리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다.
불길한 생각에 되뇌어 보니까 파타야가 아니고 유료 메뉴인 파스타를 주문한 모양이다.
팔자에 없이 뷔페 음식점에서 유료메뉴를 먹게 되었는데 사실 주변의 일부 손님들은 메뉴판을 들고 음식을 주문한다.
그러면 점원들이 접시에 담아 테이블까지 배달해 준다.
뷔페지만 일반음식점처럼 운영하기도 하나보다.
 
[물도 유료, 커피도 유료]
 
메뉴판을 들고 다가온 점원이 주문을 기다린다.
순간 나는 '뷔페에서 무슨 주문?'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여기는 맥주와 음료, 심지어 물까지 돈을 내야한다.
하이네켄 맥주와 콜라 그리고 물 세 병을 주문했다.
맥주는 바로 와인잔에 따라 주고 물은 통으로 가져다준다.
식사 후 옆 코너에서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이 역시 유료라서 그냥 지나쳐 나왔다.
뷔페 외부에는 아까 미처 보지 못했던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셀카봉을 꺼내게한다.
 
[숙소에서의 야경]
 
시원한 호텔을 나와 도로에 나서자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무더위가 다가온다.
식사중 반주로 마셨던 하이네캔 맥주가 체온을 한층 더 높여주는 듯 하다.
좌측통행하는 차량들 때문에 갑자기 놀라기도 하면서 어색한 횡단보도를 건너 숙소로 향했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지 고약한 냄새를 맡으며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이제 시원한 공기가 반갑게 맞아준다.
15층으로 집은 호텔방 객실은 더더욱 시원하다.
샤워를 하고 창문 커튼을 열자 크고 작은 빌딩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공사장인듯 한 곳도 환하게 조명을 밝혔다.
룸피니 공원 주변이어서인가 보다.
 
[호텔에서의 첫 조식]
 
피곤한 몸에 적당한 휴식을 불어 넣고 아침식사를 위해 호텔 뷔페를 향했다.
역시 태국식 음식과 빵 종류가 준비되어있다.
앞으로 나흘간 거의 비슷한 메뉴를 접해야 한다.
태국쌀로 지은 흰밥과 볶음밥을 조금씩 담고 베이컨, 채소 볶음, 샐러드와 초밥 등 다양한 음식을 담았다.
아침식사라서 그런지 회 종류와 육고기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물은 당연히 유료일텐데 음료 코너에는 얼음물이 준비되어 무료로 제공된다.
'Season Fruit'라길래 망고를 닮은 과일과 수박 그리고 마치 당근을 닮은 과일을 담았다.
파파야와 멜론인 듯 하다.
식사와 음료를 즐긴 후 채비를 하고 로비에서 현지가이드를 기다렸다.
아홉 시가 넘은 시간, 오늘은 조금 여유있는 출발이다.
 
[현지 한국어 가이드 '수라퐁']
 
태국인의 생김새인데 제법 한국말을 배운 가이드가 다가왔다.
참으로 다행이다.
웬만한 한국말은 알아듣는다.
한국어 학교에서 공부까지 했는데 한국말이 너무 어렵단다.
숙소에서 한 시간 가량을 이동해야 하는 목적지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태국에서 가장 긴 380km의 긴 짜오프라야강을 건너고 힌두교 상징인 거대한 코끼리신 동상 모습도 보인다.
수라퐁은 태국에 대해 서툰 한국말로 열심히 설명했다.
마침 국왕대관식을 앞두고 있어 각 빌딩마다 축하 화한이 걸려 있으며 5월 4일이 대관식 즉, 즉위식이라 상당히 붐빌거라고 했다.
실제 우리 여행 일정도 일부 변경될 정되의 커다란 행사인 모양이다.
 
[용처럼 솟아오른 용구름]
 
멀리 제주 용오름바위를 닮은 구름이 지면에서 푸른 창공을 향해 솟아 올라있다.
주위로도 커다란 산을 닮은 구름들이 펼쳐진다.
2년 전 싱가포르를 여행할 때에도 이런 풍경을 보고 신기해 했는데 적도 부근 지역의 특색인 모양이다.
야자나무가 숲을 이루기도 하고 건물과 작은 숲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도로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차량행렬은 외제차 일색이다.
일본 도요다 자동차가 가장 많고 혼다차도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외제차 숲에서 한국차 스타렉스 승합차가 가끔씩 보인다.
수라퐁의 이야기를 빌리면 스타렉스는 이곳에서 운전기사 딸린 사장님 차라고 했다.
하긴 태국에서는 현지에서 생산한 일본차가 국산이고 한국에서 생산한 현대차가 외제차로 인식 될수도 있겠다.
 
[첫 목적지 무앙보란]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승합차는 좌회전을 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우회전, 그러니까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자 관광 방법이 바뀌어 있었다.
당초 여섯 명이 전동카트 두 대에 나누어 타고 돌아볼 계획이었는데 그대로 승합차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매연도 심하다는 가이드의 추천을 받아들인 것이다.
사전에 예약하면 1인당 500밧의 입장료인데 현지에서는 700밧(한국 돈으로 27,000원)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행히도 가이드가 대신하여 사전 예약가격인 500밧에 구입했다.
전동카트도 두 대면 1,000밧이 필요한데 승합차 기사에게 700밧으로 대신했다.
 
[화려함과 고전적인 만남]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편리한 점과 불편한 점이 공존함을 느꼈다.
시원한 차 안에서 바라보는 주변 모습은 살인적인 더워를 잊게 했지만 필요한 장소에서 구경과 촬영을 하기 불편했고 냉기와 열기를 오가는 신체적 스트레스도 감내해야 한다.
첫 정차 장소는 과거 생활상을 재현한 곳인데 축조 이후에도 많은 세월이 흘러 마치 실제 생활공간이었던 느낌마저 든다.
다음 정차한 곳은 국왕과 대신들이 묵었다는 건물들이 화려하게 펼쳐져 있는 곳이고 이어서 커다란 불상이 여럿 모셔진 거대한 사찰을 구경했다.
눈과 사진으로 담기에 시간이 부족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남쪽 국경지대 캄보디아 모형]
 
대형 골프장보다 큰 규모의 무앙보란은 개인이 개발한 곳이라서 그런지 건축 이후에 많이 낡고 파괴되어 보수가 필요한 곳이 많았다.
특히 남쪽 국경지대를 포함한 캄보디아 전통 건축은 보수공사로 인해 출입이 불가능했다.
시골 원주민 마을을 지나다가 호수 위에 대형 선박이 모습을 보였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익숙한 가이드는 태국 최초의 무역선이며 한국의 거북선 같은 존재라고 했다.
한국 여행객들만 상대하는 만큼 한국에 대한 지식이 대단하다.
가까운 마트에서 음료수라도 마시자고 가이드에게 잠시 정차를 요구했더니 한 곳으로 안내를 했다.
 
[도전! 두리안 맛보기]
 
화려한 대형 불상이 스쳐 지나고 수상가옥이 둘러쌓인 곳에서 무더위를 피하고자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여기에서 두리안을 조금 맛 보고자 구입했다.
특색 있는 건물들을 배경으로 현지과일을 맛 본다는 게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만 두리안의 독특한 냄새가 복병이다.
조금은 지독한 냄새에도 입안에 넣자 아주 특별한 달콤함만 살아난다.
목조 다리를 걸어 맞은 편에서 쥬스 한 잔씩을 주문했다.
수박과 망고쥬스 만드는 젊은 처자의 얼굴에는 신기하게도 땀 한방울 흐르지 않는다.
수박은 수박맛 보다는 꿀맛이 느껴진다.
꿀이 흔한 나라여서 듬뿍 넣어 만든 때문이다.
 
[흙탕물 바다위 음식점]
 
시장기가 몰려 올 시간이다.
오늘 점심은 일일투어 가이드에게 추천을 받아 수상식당 아니 해상식당이다.
육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툭툭이를 타고 긴 다리를 건넌다.
음식점에서 운영하는 툭툭이 같은데 팁만 조금 내면 된다.
오징어, 새우가 주 재료인데 채소만 보인다.
볶음밥은 그나마 자주 먹어서인지 그런대로 적응이 된다.
맥주 두 병을 주문하자 700mL짜리 맥주가 나왔다.
진흙탕물 같은 바다를 배경삼아 이국땅에서 즐긴 독특한 오찬이다.
 
[주중이라 철시한 꺼끄렛 시장]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꺼끄렛시장이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은 무더위와 싸워야한다.
역시 짙은 흙탕물이 대형바지선에 출렁인다.
바지선은 각종 화물을 싣고 앞과 뒤에서 두 척의 동력선이 움직인다.
가이드의 말을 빌리면 대부분 태국 쌀을 운반하는 배라고 한다.
짧은 강폭을 굳이 배로 건너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도 지역의 특색있는 관광상품이다.
반대편 선착장에 내리자 사찰 하나가 눈에들어온다.
좋은 남자 만나게 기도하는 도량이라서 그런지 젊은 여인들이 많이 찾는다.
시장은 좁고도 길게 늘어서 있는데 대부분 철시상태이다.
유명하다는 도자기 공장 대문도 굳게 닫혀있다.
별 소득 없이 찌는 더위에 지쳐 돌아오는 배에 올랐다.
배는 기둥과 의자 그리고 모든 부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짙은 흙탕물이 출렁이는 사이로 작은 물결이 일었고 자세히 보니까 배 근처에 팔뚝만한 물고기가 수도 없이 헤엄치고 있다.
 
[카오산 로드 투어]
 
다음 목적지는 카오산 로드 투어이다.
한국어 가이드의 역할은 카오산 로드 근처까지 차를 태워주고 마땅한 저녁식사까지 추천해 주면 끝난다.
왕궁 근처를 지나고 있는지 교통통제가 심해진다.
교통통제 때문에 가까운 거리를 돌아 가는 느낌을 받을 즈음 한 골목에 정차했다.
운전기사에게 비용과 팁을 지불해 떠나 보내고 조금 걸었다.
가이드는 카오산로드 위치와 쇼핑에 대해 잠시 설명하고 우리가 요청한 쌀국수를 파는 인근 음식점까지 안내해 준 후 돌아갔다.
골목길은 여느 동남아국가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난전 같은 골목길에는 길거리음식과 옷가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태국에서의 베트남 쌀국수]
 
한국어로 '동대문여행사식당' 이라는 간판을 지나 쌀국수를 파는 식당에 도착했다.
간혹 서툰 한국어로 적힌 안내문구도 보인다.
'맛도 최고....서비스도 최고....'
비빔쌀국수와 물쌀국수가 각각 45바트, 55바트인 게 마치 물냉면, 비빔냉면을 닮았다.
쌀국수 이외의 메뉴를 두어 개 주문하자 반주로 한 잔을 찾게된다.
술 메뉴가 보이지 않아 주방에 한국어를 아냐고 물었더니 여점원을 가리킨다.
"한국 소주 팔아요?" 하고 물었는데 미소만이 되돌아 온다.
"Do you have korean alcohol drink?" 돌아오는 대답은 간결하다.
"No i have"
 
[태국 가이드가 말하는 '일송아파트']
 
가이드는 경제실상에 대한 질문에 열심히 설명했다.
한국인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들은 것도 많은 모양이다.
자신 같은 가이드 급여가월 100~150만원이며 운전기사 수입은 성수기에 150만원, 비수기에 70만원가량 된다는 설명이다.
운전기사 수입 치고는 높은 금액에 되물었다.
그럼 상류층 수입 아니냐고?
그런데 기사에게 지급하는 비용에는 차량 유지비용이 포함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이드는 우리가 '강릉'에서 왔다는 이야기에 '일송아파트'를 이야기했다.
몇 해전 강릉출신의 선생님 부부가 다녀갔는데 일송아파트에 산다는 말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태국과 미안마의 악연]
 
우리나라의 1980년대 아픈 기억을 갖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버마 아웅산 폭파 테러로 인해 여러 인명피해가 났었다.
버마가 미얀마로 바뀌었다고 한다.
버마가 전쟁을 일으켜 태국의 수도를 공격하고 결국 이곳 방콕으로 수도를 옮겼다는 것이다.
'지금은 태국의 국력이 커져 미얀마와 싸움이 벌어지면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유엔이 뭐라한다'는 가이드의 서툰 한국말이 인상적이다.
요즘은 한국인 관광객 170만 시대지만 한국 제품 수입이 무지 많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동남쪽은 캄보디아 동북쪽은 라오스가 인접해 있고 라오스는 형제국가처럼 같은 언어를 쓰는 공산국가라고 소개했다.
그나마 태국의 30,40년 전 느낌이 드는 후진국이라는 이야기도 덧 붙였다.
형제나라 라오스의 선생님들의 월급이 한국 돈 20만 가량이라고 하니 생활 수준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겠다.
 
[전기는 라오스에서 값싸게 수입]
 
캄보디아와 인접한 국가지만 태국은 동북쪽 라오스에서 값싼 전기를 사들여 풍족하게 사용한다.
캄보디아와는 정 반대의 전력사정이다.
국가의 수도인 방콕이어서인지 저녁시간 숙소에 들어 오면 일찌감치 냉방기를 가동해 두는 것만 봐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물론 방콕과 떨어진 외곽 지역의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교통 여건이나 편의 시설들만 봐도 예전에 내가 생각하던 태국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보인다.
조금의 여유가 있으면 라오스도 한번 둘러 보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앞선다.
 
[국왕 대관식 풍경]
 
온통 거리마다 새로 즉위하는 국왕을 축하하는 꽃다발과 깃발들이 가득하다.
69년만의 국왕대관식 행사라고 하니까 그야말로 세기의 큰 축제가 아닐 수 없다.
왕궁과 왕궁 근처의 모든 도로를 군인들이 교통 통제를 하고 우리 여행일정도 일부 취소가 불가피하다.
대관식 전일과 당일에는 모든 방송이 특집방송으로 편성되어 있고 시민들도 온통 노란 티셔츠를 입고 축하의 마음을 보태고있다.
각 관공서와 빌딩은 물론이고 사찰, 전봇대에도 국왕의 대형사진과 깃발이 걸려있다.
우리나라의 국경일과 흡사한 모습이다.
 
[피로를 잊기위한 30분간의 발맛사지]
 
식사를 마치고 음식점을 나선 시간은 조금씩 어둠이 내려앉았다.
카오산 로드를 향하던 길에 잠시 발맛사지를 받기로했다.
30분에 150바트, 한국 돈으로 6000원이 채 안되는 저렴한 금액이다.
한 시간짜리 전신맛사지가 250파트니까 이국땅에서 몸의 피로를 풀기에 과하지 않은 금액이다.
에어컨이 쉼 없이 돌아가는 샵에서 여유있는 맛사지 이후에 다시 길을 나섰다.
하늘은 어둠이 땅에는 화려한 불빛이 공존하는 불야성이다.
거리를 잠시 둘러보다가 노점에서 판매하는 과일을 챙기고 귀가하기로 했다.
저녁시간이지만 참을 수 없는 무더위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망고스틴을 집어 들고 망고쥬스를 사려는데 갈아주지 않는 노점상이다.
결국 망고쥬스는 바로 옆 믹서가 있는 집에서 구입했다.
 
[택시비는 무조건 흥정해야]
 
오전과 달리 이번에는 숙소까지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
구글지도에는 7.8km나 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예전에 들었던 동남아에서의 택시 이용은 미터기가 아니라 흥정을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생각났다.
후배가 흥정을 마치고 300바트를 지불하라며 첫 택시에 태워준다.
택시기사는 '용빈박?'이냐며 물었다.
'OK'를 외치자 드디어 출발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운전기사가 차를 세웠다.
'어라? 여긴 아닌데....'
호텔 비지니스카드를 꺼내어 보여주자 난감한 표정을 짓던 기사는 손가락 네 개를 펼쳐보인다.
400바트를 요구한 것이다.
 
[원고료로 지불한 택시비 100밧트]
 
어쩔 수 없이 다시 'OK' 사인을 보냈다.
그런데 좌측으로 돌아 가면 금세 도착할 것같은 길인데 우회전을 하고 다시 좌회전을 한다.
좁디 좁은 길을 지나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이거 100밧을 더 받으려고 의도된 우회 운전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든다.
차에서 내려 뒤늦게 도착한 후배에게 물었다.
우리 숙소 이름을 어떻게 알려줬냐며....
돌아오는 대답은 허탈하기 그지 없었다.
'룸피니팍 근처로 태워 달라고 했는데....'
아뿔싸 '룸피니팍'을 '용빈박'으로 잘못 들었던 거구나....
그리고 기사가 복잡하게 길을 잡은 것도 의도적인 우회가 아니라 도로 특성상 불가피한 선택이였으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100바트 추가 지불은 여행수기에 재미를 더한 좋은 소재료, 원고료로 지출처리했다.
 
[역시 소주는 한국 골뱅이 통조림]
 
원고료 이야기를 나누다 각자 방으로 흩어졌는데 인터폰소리가 요란하다.
천리 타국 객지에서의 밤을 즐기기 위해 친구가 자기네 방으로 불렀다.
한국에서 가져 온 소주와 골뱅이 통조림이다.
다른 여행지에서는 음식점에서 한국 소주를 팔았는데 이번 여행은 맥주 이외의 마실거리가 보이지 않는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소맥폭탄주를 마셔야한다.
지병이 있는 나로서는 맥주가 안좋기 때문에 소주만 조금 마셨다.
디저트는 현지과일 망고스틴이다.
 
[운전기사와 가이드 형제]
 
다음 날.... 여행 3일차이다.
이제 무더운 날씨에 적응할 법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른 아침부터 호텔문을 나서자 푹푹 찌는 가마솥 날씨이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한국어를 모르는 태국인 가이드이다.
기사가 다가와서 우리에게 안내하고 운전석에 앉는다.
그리고 조수석 가이드를 가리키며 동생이라고 말했다.
조금 닮기는 했지만 역할이 애매하다.
가이드가 문 열고 닫아 주는 게 전부이다.
아마도 어차피 가이드와 기사가 필요한 거라서 가족을 태워 함께 벌이하는 거란 생각이 든다.
 
[만만찮은 부자? 운전기사 Somsak]
 
태국의 승합차량들은 개인이 구입한 차량이 많고 따라서 수입도 짭짤하다고 했다.
공무원 평균 급여가 100만원을 조금 넘기고 일반 시민들이 20만원 정도인데 여행가이드의 월 급여가 100~150만원 정도라고 한다. 기사들도 성수기에 150만원, 비수기에 7~80만원 정도의 큰 수입이 있지만 차량 구입비가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이드 겸 운전기사로 1인2역의 솜삭은 부자임에 틀림 없다.
 
[염전이 펼쳐진 소금들판]
 
두 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먼 거리를 향해 출발했다.
구글지도상 거리는 멀지 않은데 교통정체가 골칫거리이다.
인구 7000만에 달하는 태국에서도 수도인 방콕이니 만큼 엄청난 자동차의 홍수가 지속된다.
비슷한 형태의 경치를 바라보다 누군가 창밖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거 염전 아니야?"
자세히 보니까 하얀 소금가루가 보이기도하고 제법 소금이 쌓인 곳도 있다.
'염전이 맞긴 맞구나'라며 주변에 바다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접한 수상시장]
 
한적해 보이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현지 관광상품에 포함된 수상시장이다.
가이드가 빠르게 표를 사고 일행들은 줄을 서 기다린다.
한가한 주차장과 달리 엄청난 인파로 붐빈다.
선착장에서 대기하기 위해서이다.
배를 타고 내리는 곳이 여러 곳에 있는 모양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엔 흙탕물 위를 수많은 배들이 지나 다닌다.
노를 젓거나 엔진이 달린 동력선도 있고 크기도 제각각이다.
더구나 햇빛을 가려 줄 천막이 있거나 파라솔을 꽂은 배,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오픈선'도 보인다.
이 모든 게 뽑기운에 걸린 모양이다.
 
[운수 없는 날]
 
한참을 기다려 우리 차례가 왔다.
여섯 명이 한참을 더 기다렸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배를 가져다 댔다.
이 더운 날씨에 무동력선에 여섯 명을 태운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다행인 것은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집은 배는 사람이 타고 내릴 때와 작은 몸짓 하나에도 흔들린다.
무질서하게 교행을 하면서도 나름 원칙이 있는 듯 하다.
양 옆의 상인들은 지나가는 배를 잡아 당기고 그러면 꼼짝달싹 못하고 멈춰섰다.
작은 배에서 파는 음식과 그걸 배 안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즈음 출발장소로 돌아왔다.
 
[철로위 위험한 시장]
 
시골 열차가 다니는 곳, 일부 구간에는 열차가 다니지 않는 시간을 틈타 시장이 열리는 곳이다.
좁은 레일 간격 만큼이나 양쪽에 늘어 선 상가들이 좁게 마주보고 있다.
바람마저 멈춘 한낮이다.
기찻길 레일과 맥반석은 오징어도 구울 기세로 이글거리고 곧 다가 올 열차를 보기 위해 엄청난 인파가 붐비고 있다.
열차 도착 10분을 남기고 작은 카페에 몸을 숨겼다.
시원한 쥬스로 몸의 열기를 가라앉힐 심산이다.
망고쥬스를 주문하자 남매인듯 한 젊은 여자와 더 어린 남자 아이가 쥬스를 만들고 있다.
망고쥬스가 완성 될 무렵 멀리서 기적소리가 들린다.
급히 일어나 바깥으로 나오자 어느 새 물건들과 접이식 채양들이 치워져 있다.
 
[짧은 기차여행]
 
열차가 지나가자 빠르게 상인들은 장사준비를 시작했다.
열차 구경을 온 많은 사람들을 놓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손짓을 하고 빠르게 어디론가로 인솔했다.
인근 역에 정차한 기차를 타고 다음 역까지만 이동을 하는 것이다.
적도에 가까운 지역, 그것도 오후 한 시가 넘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간에 빠른 걸음으로 도착한 기차역은 시골 간이역 수준이다.
하루 여닐곱 차례 운행하는 열차에 운 좋게 올라탔다.
열차 유리와 기둥 모두 뜨거운 온기를 품고 있고 폭염에 지친 선풍기가 힘겹게 미지근한 바람을 밀어내고 있다.
 
[가장 가까이서 본 염전]
 
긴 기적소리를 울리며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 전만 해도 우리가 기차를 향해 사진과 영상을 찍었는데 이젠 기차를 향해 신기한 듯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담고있다.
안전을 위해 저속으로 운행하던 열차가 시장을 지나치자 속도를 높였다.
마치 8~90년대에 운항하던 우리나라 비둘기호열차의 느낌이 든다.
적지 않은 거리, 한참을 달려서야 멈춰섰다.
변변한 기차역사도 없는 곳이다.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가이드와 함께 차량으로 이동했다.
주차장이 아닌 도로변에 주차해있다.
바로 옆에 있는 논에는 많은 소금더미가 쌓여있다.
난생 처음 염전구경이다.
그것도 손 뻗으면 만져질듯 한....
 
[독특한 음식문화를 품은 푸드코트]
 
오늘은 오전 반나절 투어라서 공식일정은 마무리 되었다.
운전기사는 점심식사 장소에 우리를 내려주고 홀연히 사라져 갔다.
늦은 점심이라 시장기는 돌지만 마땅한 메뉴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국수와 볶음밥, 치킨 종류를 골라 허기를 메웠다.
특유의 음식향과 어수선한 분위기도 시장기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과일과 음료까지 미리 충전한 카드로 결제하고 남은 금액은 환불이 되는 나름 합리적인 소비문화이다.
같은 건물에 있는 백화점 쇼핑을 시작했다.
현지 화폐인 바트와 달러, 그리고 미스터카드까지 챙겨 왔지만 분실우려 때문에 여권을 두고왔다.
 
[현지 특산물 제돈 주고 사기]
 
고가의 쇼핑은 포기했지만 나름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마트에 들어갔다.
엄청난 규모의 대형마트이다.
지인들과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건망고와 태국에서 유명하다는 벌꿀을 챙겼다.
이것 저것 챙겨 담다 보니까 5000바트가 넘는다.
두고 온 여권 생각이 더더욱 간절해 진다.
태국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타이레놀 진통제는 숙소 근처 야국에서 아주 저렴하게 구입했다.
약효는 알 수 없지만 100알에 4000원이 채 안되는 가격이다.
그런데 이거 밀수는 아니겠지?
 
[오늘은 승합 택시]
 
특별한 일정이 없기도 하지만 피로도가 겹쳐 짧은 쇼핑을 마무리하고 일단 숙소로 향했다.
택시로 이동해야 하는데 마침 일행 여섯 명이 한꺼번에 탈 수있는 승합택시가 기다리고 있다.
목적지를 설명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4km 거리인데 300바트를 요구했다.
조금 비싼편이지만 그대로 이용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면 다양한 택시가 존재한다.
여러 가지 디자인의 태시가 보이고 승합택시에 이어서 오토바이택시까지....
숙소에 도착해 가볍게 샤워를 하고 오후 다섯 시에 속소를 나섰다.
 
[먹고 또 먹고]
 
뜨거운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이라서 걸음 옮기기도 힘겹다.
어제처럼 발의 피로도 풀고 저녁식사 시간까지 시간도 보낼 겸 주변 마사지샵을 찾았다.
그런데 이곳은 마사지용 bed 몇 개를 챙긴 소규모 shop이다.
더구나 한 곳은 3개의 bed가 있는데 마사지사가 하나 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 예정된 저녁식사 장소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마사지샵이 있으면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한참 발걸음을 옮겨도 고대하던 맛사지는 받을 수 없다.
결국 이른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점심식사를 끝낸 지 세 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이다.
 
[무알콜 맥주 드려도 되나요?]
 
현지 맛집으로 유명하다고 하는 northest를 찾았다. 유명세 보다는 작아보이는 규모이다.
더구나 빈 자리가 없다. 여섯 명이 앉을 자리는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당 안으로 들어가 여섯 명 자리를 요구하자 반겨맞는다.
그러네예상을 깨고 2층까지 성업중이다.
이른 시간이어서 인지 2층은 여유가 있었지만 그나마도 빠르게 빈자리가 채워졌다.
몇몇 음식을 주문하고 역시 맥주와 콜라를 주문했다.
그런데 맥주가 무알콜이라며 괜찮냐는 질문이 돌아온다.
식사에 맥주가 빠지면 섭섭할 듯 하여 두 병을 주문했다.
 
[새우 없는 새우볶음]
 
사흘 째 아침이라서 호텔조식은 어느 정도 익숙해 졌다.
음식 위치도 맛도 알고 선호도에 따라 골라먹는 여유가 생겼다.
여섯 시에 시작하는 뷔페에 조금 늦게 내려오면 먹을 거리가 조금 부실해진다.
어제까지 새우가 조금 보이던 새우채소볶음에 새우가 보이지 않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오늘은 과일이 한 가지 바뀌었다.
무언가 하나 빠지고 파인애플이 담겨있다.
이름도 모르고 먹던 과일인데 오늘은 데스크에서 물어 배웠다.
당근을 닮은 파타야와 멜론을 닮은 꽁갈라이다.
 
[남의 나라 잔치에 여행일정 변경]
 
여행 4일차 일정은 변동이 불가피하다.
원래 국왕의 별장을 관람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국왕 대관식 행사 때문에 불가능하다.
여행사에서는 환불 하거나 다른 여행코스로 대체해 주겠다고 했다.
어차피 투어 일정에 맡기고 편하게 관광하기로 했다.
점심식사는 태국에서 유명 먹거리인 새우구이를 겸한 태국식이다.
아침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야?"
"나 방콕이다"라고 답했다.
친구는 "가까운 산에 등산이나 가자"고 제안했다. 친구가 생각하는 그 '방콕'이 아니라 여기는 태국 방콕인데....
 
[태국환 환전 따라하기]
 
어제 달러 일부를 태국화로 환전하려다가 시간이 늦어 하지 못했다.
은행이 아닌 일반적인 환전소인데 업무시간이 오전 9시 반에서 오후 5시 반까지여서이다.
오늘은 경로 중간에 정차하고 환전소에 들어갔다.
여권과 달러를 제시하자 확인서를 준다.
은행 창구와 같은 구조의 환전 창구에 서류를 제출했다.
그런데 대기번호가 필요하다며 되돌려준다.
번호표 뽑는 곳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서류철 위 클립에 고정되어 있었다.
'No19'를 확인하고 19번이 표시된 창구로 가자 바로 환전해 준다.
해외에서의 첫 환전 과정을 어렵사리 통과했다.
 
[Thai 맛사지 2탄]
 
일정 변경으로 오전에는 발맛사지를 받기로했다.
그런데 같은 한 시간 맛사지인데 발맛사지와 전신맛사지가 같은 가격이다.
같은 값이면 전신맛사지가 좋을 듯 해 전신맛사지로 택했다.
발맛사지로 출발해 종아리와 허벅지를 힘차게 누르며 근육을 풀어준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느냐는 질문에 11월에나 아주 조금 온다고 귀띔해 준다.
영어도 조금밖에 못한다는데 옆 자리의 '아 시원해' 하는 말을 웃으며 따라한다.
한국말을 이렇게 배우는 모양이다.
오늘도 역시 한국의 눈 사진을 보여줬다.
서울과 부산, 제주를 말하자 자신이 여행했던 한국 사진을 보여준다.
 
[새우시장에서 돔양꿍 시식]
 
맛사지를 끝내고 새우시장으로 향했다.
상당한 규모의 음식점들이 성업중이다.
가이드가 안내하는 음식점에서 새우를 골랐다.
품종과 크기가 여러 가지인 듯 한데 어차피 '복불복'이다.
식사를 위해 메뉴판을 요구했다.
한국어로 적힌 메뉴판이다.
고개맞춤형 영업전략이다.
각자 하나씩 음식을 주문하고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돔양꿍'이다.
이름만 들어본 메뉴인데 치킨이나 돼지고기, 육류 지친 속을 달래주기 위해 특별히 골랐다.
짬뽕을 닮은 국물에 생각보다 작은 크기의 생선이 들어있다.
맛은 생각했던 정도는 아니고 먹을만 하다.
 
[캄보디아와 닮은 태국 사원]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이다.
무더위는 점점 기승을 부린다.
지나친 무더위에 차 안 에어컨도 역부족이다.
첫번째 사원에 도착했다.
가이드는 사원을 둘러보고 돌아올 시간과 장소를 설명했다.
만사 귀찮은 무더위지만 그래도 스치듯 둘러 보고 사진 몇 장 남길 생각으로 사찰에 들어갔다.
조금은 기울어진 석탑들이 위태로움을 더하고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준다.
상당한 규모와 오랜 역사를 담은 건축물들은 곳곳에 균열이 진행되고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누르면 온통 작품이 될 장면들이 즐비하다.
 
[수박 풍년]
 
구경을 마치고 사찰 입구로 돌아오자 신식 건물의 대형 사찰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반바지를 입은 나로서는 사찰 경내에 들어가지 않고 외부에서 들여다보고 돌아섰다.
소변이 급해져 화장실을 찾았다.
건물 뒤로 돌아가자 화장실이 보인다.
그런데 앞선 사람들이 신발을 갈아신고 이용한다.
아마 오물이 경내에 퍼지는 것을 막으려는 모양이다.
두번째 사찰 입구에서는 가이드가 수박쥬스를 하나씩 건네주었다.
얼음까지 함께 갈은 듯 시원함이 제법이다.
흔한 꿀을 넣었는지 지나칠 정도로 단 맛이 흠이라면 흠이다.
잠시 사원 내부를 둘러봤다.
비슷 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신비로움이 있다.
구경을 마치고 돌아서자 가이드가 다시금 건네주는 수박조각이다.
 
[코끼리와 툭툭이 천지]
 
사원 건축물들이 드넓은 평원 위에 끝없이 펼쳐지고 차량들의 행렬도 요란하다.
현지에서 관람을 위해 타는 툭툭이들도 제철 만난 메뚜기 마냥 요란하게 움직인다.
아시아코끼리 해렬은 무더위에도 두세 명을 실어 나르느라 분주하게 걸음을 재촉한다.
회장실 사용을 위해 다가가자 이용료를 받는다.
그것도 일반 화장실은 5밧, 냉방시설이 된 화장실은 10밧의 요금을 내야한다.
세 번째 사찰에 들르려고 차를 세우는 가이드에게 그냥 지나치자고 요구했다.
다음 일정도 빠듯하고 더위에 지친때문이다.
 
[씨암니라밋 뷔페 공연장]
 
다음 행선지는 저녁식사가 포함된 공연 관람이다.
조금 일찍 사전 일정을 마친 까닭에 지나칠 정도로 여유있게 식사를 하면 된다.
음식점은 공연장과 떨어져 있고 식사를 마치고 입장할 수 있게 가슴에 좌석 번호표를 붙여준다.
실내 분위기는 여인의 춤추는 모습을 조각해 장식해두고 음식은 여느 뷔페와 비슷한 것 같다.
새로운 먹거리를 천천히 챙겨먹고 공연장으로 통하는 매장에 들어갔다.
시원한 바람을 쐬며 기념품 몇 점을 골랐다.
공연장 앞 마당은 사전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전통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다가 여행객들이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마무리했다.
이어지는 본공연을 위해 입장한다.
 
[특색 있는 태국 공연]
 
큰 규모의 공연장은 절반도 채 채워지지 않았다.
다양한 공연과 중간중간 삽입한 콩트가 재미를 더한다.
그런데 내용을 조금 챙겨 알고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공연이 끝나고 빠르게 돌아오는 길에는 사진 액자를 들고 사진의 주인공을 찾는 여자들이 눈에 띈다.
저 많은 인파 속에서 매의 눈처럼 달려가 액자를 판매하는 솜씨는 탄성을 자아내게한다.
 
[한국행 타이항공]
 
조금은 일찍 식사를 하고 로비에서 일행들을 만났다.
별로 구입한 건 없는데 가방의 크기와 무게가 늘어났다.
역시 미리 예약한 차량이 도착했다.
공항까지 1200밧, 한국 돈으로 4만원 가량의 돈을 지불하고 약간의 팁을 건넸다.
처음 도착해 지나갔던 도로의 반대편을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조금 서두른 때문인지 상당히 여유있는 도착이다.
주변을 둘러보니까 대형 조각상이 태국 문화를 표현해 주는 듯 하다.
공항 역시 국왕의 대관식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빛과 어둠의 경계]
 
12시 5분에 탑승을 하고 45분에 출발한다는 항공기는 한참을 지난 후어야 이륙했다.
인천공항 도착예정 시간은 18시 20분,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8시 20분이다.
구름 위로 비행하는 창으로 눈부신 햇살이 비추었다.
승무원의 요청으로 창을 닫고 어둠속에 각자의 방식으로 기나긴 비행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 후 기장의 안내와 함께 요란한 덜컹거림이 찾아왔다. 난기류가 있는 모양이다.
위스키 두어 잔을 챙겨 마시고 깜빡 잠이들었다가 놀라듯 깨어났다.
창을 살짝 올리자 어둠이 스며든다.
 
[익숙한 야경 속 인천대교]
 
소박한 불빛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화려한 야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도권 상공으로 접어든 모양이다.
비행고도가 낮아져서인지 손에 잡힐듯 인천대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행 횟수가 반복되면서 익숙해진 모습이다.
랜딩기어를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곧 착륙할 모양이다.
한바탕 요란한 소리와 진동이 있은 후 활주로에 정지해 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탑승장과 연결된다.
출국때와 달리 조금은 빠르게 입국절차를 밟았다.
그런데 수화물 찾는 곳에서의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된다.
 
[12시를 넘긴 귀가]
 
대부분의 수화물이 주인을 만났는데 '이거 분실사고라도 난걸까?' 하는 생각이 굳어질 즈음 고대하던 캐리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둘러 세관 직원을 지나 출구로 나온 시간은 9시 20분을 넘어섰다.
주차대행서비스 회사에서는 9시를 넘어 만원의 추가요금을 내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추가지불하고 출발했다.
250km의 긴 여정이 이어진다.
여행 첫 날 이른 새벽인 세 시에 강릉을 출발했는데 강릉 도착시간도 한 시를 훌쩍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