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세상

기호변화 협약

Bini(비니) 2019. 12. 11. 07:37
[두부가 좋아]

부드럽고 고소한 영양덩어리....
하지만 어릴 적 두부는 다소 퍽퍽하고 단단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가마솥에 맷돌로 간 콩물을 넣고 끓이다 간수 조금 넣으며 식혀 만든 두부는 모양새 부터 거칠어 보였다.
하지만 그시절 변변치 못한 반찬에 비해 최고의 음식이었다.
그것도 냉장고가 없던 시기에 한범 만들면 며칠간 대야에 보관하여 단 며칠만 구경할 수 있었다.
차례나 제사때가 오면 기름에 구운 두부 맛을 보기 위해 잠못 이루다가 밤 12시가 넘어서야 잠들고 이내 다음날 아침 차디차게 식은 두부 한입 베어 물어도 변함 없는 맛이었다.
요즘이야 흔해빠진 두부지만 종류도 가격도 다양하다.
연두부가 있고 부침용, 찌게용이 따로 판매된다.
무슨 해양심층수 두부도 있다.
쥐눈이콩 두부라고 고급 두부까지 종류가 엄청나다.
음식점에 가면 두부에 젓가락이 먼저 간다.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니라 두부접시가 반찬중에 가장 먼저 비워진다.
큰딸이 어릴적 부터 유난히 두부를 좋아했다.
나를 닮은건지 일반적인 식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젓가락 놀리는 속도를 조절하게 되었다.
직장때문에 홀로 하는 식사에 가끔 두부를 굽는다.
여러 끼를 두고 먹지 못해 한번 구우면 두부 한모를 통째로 먹는다.
홀로 먹는 두부는 그리 기호에 맞지 않는다.

[알콜 해독엔 쿨피스]

맥콜이라는 음료수가 나오던 시기에 소주와 맥콜 음료를 섞으면 맥소주라며 약간의 보리맛이 났다.
알콜 도수도 낮고 단맛이 섞여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런데 과음이 문제이다.
더구나 1차에서 슬지리가 끝나는 법이 거의 없던 20대 시절엔 내가 먹은 술의 종류와 양을 가늠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다음 날 머리가 아파오면 음료수를 마신다.
어떤 이는 사이다고 또 다른 이는 콜라가 숙취 해소에 좋다는데 나에겐 뭐니뭐니해도 쿨피스였다.
아니 쿨피스를 닮은 여러 회사의 동종 음료였다.
1리터 들이 한 통을 들이키면 속도 편안해 지고 머리도 맑아오곤 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머리가 아플 정도로 술을 마시지 못해 시원한 얼음물이면 지난 밤의 숙취는 해결된다.
그래도 마켓에 가면 한 번씩 바구니에 담곤한다.
숙취해소 음료가 아닌 청량음료로....

소주애호가가 된 사연


[생일이 바뀌었다]

음력 생일이 29일이라 알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어머니가 내 생일이 그믐날이라 하신다.
그믐이라면 30일인 것 같은데 호적과 행정기관에는 음력 29일과 같은 날 양력 생일로 출생신고가 되어있다.
보다 못해 50이 되던 해에 양력 생일로 바꾸기로 했다.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생일이지만 가족 모두가 양력생일인데 홀로 음력생일인 까닭이었다.
그런데 생일변경 신고를 하지 않아서인지 가족들은 음력 생일에 모여 앉는다.
가족들과 둘러 앉아 정식으로 공표했다.
이제부터 내 생일은 양력이라고....
생일 바꾸기란 쉽고도 어렵다.

방사능 걱정


민물고기 매운탕


[검은 승용차]

나의 첫 자가용은 검은색 세단이었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그러했지만 에어컨도 파워스티어링 핸들도 아니던 시절 그나마 자그마한 선루프 하나로 시원함을 제공해 주던 차량이었다.
오래 세워 두면 온 세상의 열기를 빨아들인 듯 한 찜질방에 올라야 했다.
이어 두번의 차량 장만 기회에는 흰색과 회색의 차량으로 선택했었다.
그러다가 다시 연거푸 검은 색 차량을 구입했었다.
있어보이는 차 라는 이유에서였다.
내가 보기에도 관리만 잘 하면 고급스러워 보이긴 한데 그 관리 잘하는게 쉽지 않은 게 문제이다.
얼마 전 또 한번의 차량 교체를 앞두고 상당한 고민을 했다.
나이를 따져 보면 이번엔 상당히 오래 타야하는 차이기 때문이다.
결국 타협하기로 했다.
검은색도 흰색도 아닌 짙은 회색으로....

나는 보수다


나는 신음식이 싫어요


뮤지컬이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