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세상

편한가? 편하세요?

Bini(비니) 2020. 1. 5. 11:53

 

[불편한 세상]

 

재래시장을 걷다가 노인 서너 분이 주고 받는 이야기가 들렸다.

'어 아재가 오셨네요'

'그래 편한가?'

'예! 아재도 편하세요?'

'나도 편해'

구순을 바라보는 노인의 발걸음은 불편해 보였지만 주고 받는 인사는 그저 편하다고 말한다.

외세의 틈바구니에서 작고 힘없는 나라의 백성들이었다.

관리들이 대놓고 착취해도 그저 당하기만 했던 사람들이었다.

배고프고 힘든 삶이 언제 끝날지 기약없는 삶....

아니 어쩌면 죽음과 맞바꿔야 끝나는 고단한 삶이 대부분이던 불편한 시기를 살아오면서 어른들의 안부 인사가 상투적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서양식 인사는 참으로 다앙하다.

'좋은 아침입니다'

'날씨 참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네 인사는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잠은 잘 잤는지?, 끼니는 잘 해결했는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안녕한게다.

안녕하냐고 묻는데 그렇지 않다 답하기도 곤란한 상황이 닥치는 경우가 있다.

이제 칭찬과 관심을 함께 표시해 보면 어떨까?

'좋아 보이시네요'

 

[20년차이의 친구]

 

백발의 두 노인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게 깊이 패인 할머니와 조금은 젊어 보이지만 역시 칠순을 훨씬 넘긴 할머니이다.

한참을 이야기 하다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허리를 세우지 못한 굽은 상태로 힘겹게 걷는 두사람의 손이 맞잡고 있다.

한 사람의 나이 스무살은 되었을 무렵 갓난 아이였을 지도 모르는 다른 노인이 지금은 그저 인생을 함께 보내는 친구, 절친사이이다.

 

[현대판 돌림병]

 

사스와 신종플루 그리고 메르스로 불행한 계보를 이어가던 전염병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다시금 기승을 떨친다.

의학의 발달로 웬만한 전염병은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데 인간의 죄악이 화를 불러왔는지 새로운 치명적 바이러스가 수시로 창궐한다.

옛날 옛적엔 그래도 일부 지역에 역병이 돌았는데 이젠 교통의 발달로 전국이 아니 세계가 일일생활권이다.

서로에게 감염을 시키지 말자는 마스크 예절은 일상이 되었다.

현대 의학도 한계가 없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