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세상

추억 속의 형광등 반쪽!

Bini(비니) 2017. 6. 30. 06:42

<추억 속의 ''형광등 반쪽!>


어린 시절 형광등 반쪽!

간이 화장실 에어컨 반쪽!

 

지독하게도 어려웠던 7~80년대......

우리네 시골집은 초가 지붕에 흙벽으로 지은 집이었다.

30촉 백열등이 전기 먹는 귀신이라 20촉 형광등으로 바꿔 달았다.

그런데 시골 형편에 전기세는 1원이라도 아껴야 하기에 방 두 개를 관통하는 구멍을 뚫어 형광등 하나를 이용해 불을 밝혔다.


안방과 연결된 옆방은 할아버지 방이었다.

한참 깊은 잠에 빠져들 새벽 서너 시에 환한 불빛이 밝아온다.

잠시 후 떨그럭 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다.


눈부신 형광등 불빛 너머에는 할아버지가 돗자리 매는 소리가 들려온다.

팔순을 넘기신 할아버지는 새벽잠이 없으신지 매일 반복하신다.

경지정리가 안된 시골 자락 논에 심은 왕골과 볏짚을 이용해 만든 돗자리를 내다 팔아 작은 용돈벌이를 하시면서......


오늘 출근길!

시외버스 터미널 대합실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건물 밖 도로가에 있는 임시 화장실을 찾았다.

세면기에 손을 씻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것......

남, 녀 화장실을 관통하는 벽걸이 에어컨이다.


그 옛날 시골집 형광등이 떠오른다.

전기를 아끼려고 20촉 형광등을 나누었던 어린 시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