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컬럼
딸에게 받은 손 편지!
Bini(비니)
2018. 5. 10. 17:52
<딸에게 받은 손 편지!>
딸에게 받은 편지!
가정의 달을 맞아 바쁜 스케줄에도 고향으로 내려온 딸들이 선물을 꺼낸다.
손으로 쓴 편지와 함께…….
큰아이가 준비한 건 로션인데 무지한 내가 봐도 돈 좀 들인 게 느껴진다.
나는 무뚝뚝하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용돈도 부족하고 학교생활이 바빠서 아르바이트도 못 하는 걸 아는데 결국 장학금 아껴 모은 게 분명하다.
마음이 무거워 '좋아라' 하는 표정을 짓지 않았는데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한마디 한다.
이거 더 미안해진다.
조용히 혼자 편지를 꺼내 들었다.
첫마디!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아빠........'
순간 편지를 접었다.
사랑받을 만했는지,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지?
빈말 이래도 기분 좋은 건 나이를 먹어 가는 탓인가 보다....
다시 편지를 읽어 내려간다.
역시 말이나 SNS와는 다른 손글씨만의 감동이 있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떠오른다.
다소 우직하고 때론 답답할 정도로 원칙적이지만 세상 누구보다 존경했던 분인데 생전 사랑한다는 편지, 존경한다는 말씀 한마디 못 드렸었다.
이틀 만에 학교 일 때문에 귀경한 딸에게 감사의 문자를 보냈다.
눈앞에서 말하지 못한 나의 진심을 담아......
그런데 딸아이는 외려 나에게 고맙다 한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속도가 내가 늙어가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사실에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