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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ind 여수여행![23.06.02]

Bini(비니) 2023. 11. 1. 07:01

Remind 여수여행![2023.06.02]

숙소 베네치아에서 내려다 본 오동도

지난해에 둘째의 취업이 확정되고 출근일자만 미정인 상태에서 여행을 떠났었다.
첫째가 축하의 의미로 꽤 괜찮은 호텔을 예약했는데 이틀씩 묵을 형편이 못되어 1박만 하고 나머지 1박은 인천에서 해야했다.
언제 출근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여차하면 인천여행은 건너뛸수도 있었는데 다행히도 무사히 2박3일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여수가 처음인 우리와 달리 첫째의 여행은 리마인드 여행이었다.
학술지 발표를 위해 여수를 다녀간 적 있기  때문이다.
스치듯 다녀왔던 여수였지만 좋은 기억들이 많다.
해상케이블카와 돌문어삼합, 그리고 무엇보다 바다위에 지어진 듯 훌륭한 전경의 숙소가 마음에 들었다.
오동도에 다녀온 뒤 향일암으로 향했다가 주차를 못해 되돌아온 아쉬움과 낮에 케이블카를 이용한 탓에 여수의 야경을 즐기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어 한번쯤 더 다녀오기로 했었다.
강릉에서 족히 여섯시간은 걸릴 거리라 사실 엄두도 못낼 형편이었는데 기막힌 타이밍에 숙소가 해결되었다.
그것도 괜찮다는 바로 그 호텔이다.
마침 회사에서 여름휴양소를 공지했고 단 하나의 기수(2박3일 이용권)만 배정되어 무심코 신청했었다.
이미 올해에만 3박을 이용한 나로서는 저이용자순에 밀려 당첨이 쉽지 않을 터....
그런데 먼 거리가 외려 나한테 기회로 다가온 모양이다.
무료조식 4인에 돌산갓김치 2kg까지 제공되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거짓말처럼 다가왔다.
여행계획을 세웠다.
최고의 만찬이었던 돌문어삼합을 기본으로 하고 해산물정식, 간장게장 등의 맛집과 작년 여행에서 허탕쳤던 향일암 방문은 물론이고 저녁시간과 밤시간 해상케이블카를 탄다는 시간단위 여행스케줄을 수립했다.
지나는 길에 순천만국가정원도 여행지 후보군에 올리고 그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첫째가 업무스케줄이 꼬여 함께 여행가기가 어렵다 하더니 어찌 해결되고 이번엔 둘째가 사정이 생겼다 한다.
학창시절엔 시험기간만 피하면 됐는데 가족여행이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다행스럽게 가족 넷이 함께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른 시간 현관문을 나섰다.
여행의 시작은 옷가지 챙기기로 시작했으나 정식 여정은 지금부터이다.
9시에 출발, 둘째와 만나기로 한 이천으로 향했다.
그나마 멀지 않은 곳에 직장이 있어 자주 만나지만 여행을 위해 바쁜 업무때문에 두세 주 정도만에 만났다.
점심식사는 휴게소에서 가볍게 해결하고 쉼 없이 길을 재촉했다.
도로를 가로지르는 여수문을 지나면서 낯 익은 표지판이 보이고 출발 후 7시간만인 오후 네시에 숙소에 도착했다.
장시간에 걸친 운전, 그 피로함과 지루함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체크인을 하면서 'sea 뷰를 선택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런데 선택의 여지도 없이 객실 배정을 한다.
하긴 방파제처럼 돌출된 위치에 있어 sea 뷰가 아니더라도 큰 서운함은 없을 것 같다.
객실문을 열고 입실하는 순간 기대 이상의 장면에 환호했다.
13층 높이의 오동도가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sea 뷰이다.
더구나 더블침대 두 개가 있어 더없이 좋은 객실이다.
가볍게 세수를 하고 이른 저녁을 향해 출발했다.
지난해의 좋은 기억이 있는 거북선상회이다.
시간 여유도 있고 마땅한 주차장도 없을 것 같아 도보이동을 택했다.
20분 가량 걸으니까 바다와 케이블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호수처럼 파도 없는 바다인데 갯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어렵지 않게 찾아 올라간 거북선상회....
마침 창밖 자리가 두어 개 비어있다.
이쯤 되면 바다뷰가 아니라 그냥 바다에서 먹는 느낌이랄까?
메뉴를 골라 주문을 하고 지난해에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시간을 보냈다.
익숙한 솜씨의 주인이 식탁을 세팅하고 밑반찬부터 주메뉴까지 차례로 차려진다.
신선한 회와 딱새우회, 삼겹살과 채소류가 익어가면 돌문어삼합이 완성된다.
좋은 분위기에 술이 빠지면 서운한 법이다.
당연히 '여수밤바다' 소주를 주문했다.
'어라?' 그런데 소주도 소주잔도 셀프란다.
분명 리마인드 여행인데 '지난번에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취업을 보장받은 상태에서의 여행과 실제 직장에 다니면서 느끼는 시간의 차이는 대단했다.
대화의 주제가 학창시절, 취업 면접 같은 것으로부터 직장과 일, 선배들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되어 있다.
아내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여행 경비는 내가 부담하는거니까 재밌게들 놀아요"
나이 쉰을 넘기고도 밤샘근무, 휴일근무까지 하면서 모은 돈이기에 가치를 더한다.
주머니돈이 쌈지돈일 수도 있지만 총 경비 백만원을 생활비 통장으로 이체했다.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계회대로면 밝은 시간에 케이블카를 타고 왕복 승선을 해야하지만 이미 낮시간 왕복 승선을 했었기에 이번엔 편도로 결정했다.
이용권의 금액은 왕복운임과 겨우 3천원 차이이다.
그런데 돌산도 방향에서 자산정류장까지 탑승해 이동하면 숙소로 걸어시 이동이 가능하다.
돌산정류장까지는 돌산대교를 돌아 가는 꽤나 먼 거리이다.
택시를 타고 오르는데 언덕길도 제법 가파르다.
드디어 정류장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로 왔을때 느낌과 많이 다르다.
더구나 가벼운 음주 후 내려다 보는 밤바다 경치란 상상을 초월한다.
요란한 소리가 케이블카까지 들려온다.
화려한 불빛 사이로 하멜등대도 보이고 줄지어 늘어선 포장마차가 연신 관광객들을 삼키고 내뱉는다.
저 불빛 속을 거닐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드디어 자산정류장에 도착했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또다는 야경이 반갑다.
항구와 엑스포공원, 그리고 오동도를 마주하는 숙소가 아름다운 조명을 뿜어낸다.
승강기를 타려다가 오동도 방면 계단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제법 먼 거리여서 지루하긴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새로운 경치가 운치있다.
한참을 내려와 만난 길은 오동도로 향하는 방파제 길이다.
오동도는 출입이 제한된 시간인데 가로등 조명은 밝게 비추고 있다.
야경용 조명인 모양이다.
숙소 건물에는 지역특산품과 간단한 주점이 입점해 있다.
아직은 어둠이 완전히 내리지 않은 시간이다.
주점에 들러 간단하게 여수의밤 2차를 즐길 계획이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살랑거린다.
햇살이 사라지니 제법 서늘하기까지 하다.
주문을 하고 옥외 테이블에 자리했다.
대형 선박들과 요트가 어우러진 모습이 이곳 또한 영락없는 여수밤바다이다.
손님이 북적여서인지 주문한 음식들이 늦어진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단체손님들이 방파제 옆 간이의자에 걸터 앉아 술을 마시더니 주인아주머니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남의 일이라 신경을 끄고 있었지만 목소리톤과 감정이 고조되더니 이내 살벌한 싸움판으로 변한다.
우린 즐거운 가족여행인데 저쪽은 만취 단체여행인가?
새벽 출발을 위해 가볍게 끝내고 객실로 들어왔다.
대충 샤워하고 피곤한 몸을 뉘었다.
발코니에서는 딸들이 사발면을 즐기고 있지만 나는 그야말로 낼모레면 환갑이다.
향일암 일출시간은 다섯시15분....
늦어도 네시 반에는 출발해야 하기에 알람을 세시 40분쯤 맞추어 두었다.
그런데 두시부터 잠에서 깨어 뒤척인다.
결국 세시반에 먼저 샤워를 끝내고 가족들을 깨웠다.
여행마다 이른 기상으로 단련되었지만 일출까지는 쉽지 않은지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밀어올린다.
서둘러 준비했지만 네시반에야 출발한다.
초행길이 아니어서인지 도로와 주변 풍경이 제법 익숙하다.
일출을 보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
도착예정시간은 맞출 수 있지만 걸어야 하는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다.
좁은 길임에도 통행량이 거의 없어 넉넉하게 도착했다.
그런데 출발부터 낭만이 실종된다.
급경사의 연속이다.
'이정도 수준이면 극기훈련인데?'
결국 일출시간을 맞추지 못해 오르는 길에서 일출을 맞아야 했다.
다행스런 건 대웅전에 도착한 후 구름속에서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는 제2의 일출을 볼 수 있었던 점이다.
외려 사진 찍기 좋은 색다른 풍광이라 하겠다.
바위틈을 비집고 지나야 하는 해탈의 문과 이와 유사한 작은 바위틈을 지나 삼성각도 보인다.
참으로 절경 속에 지은 사찰이다.
드넓은 바다와 산사가 인접한 모습이라니....
일찍 일어난 탓인지 시장기가 느껴진다.
어제 음식점에서 추천받은 갈치조림전문점에 가기로 했는데 영업개시 시간까지 한참을 남긴 시간이다.
전화로 예약을 하고 나름 평가가 좋은 끝등전망대로 향했다.
향일암에서 멀지 않은 곳이어서 인지 금세 도착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이 딸랑 정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리아스식 해안을 굽어보는 지질학적 요충지이며 간혹 향유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수도 있다기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로 했다.
아침식사 개시 시간은 더 남아있지만 딱히 시간 보낼곳도 없어 음식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미 몇몇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여수밥상갈치야라는 상호의 음식점이다.
갈치구이와 조림, 서대회무침이 세트로 구성된 메뉴를 주문했다.
관광지 다운 가격과 메뉴 구성이다.
창밖엔 고양이 너댓마리가 마치 자기네 영역임을 경고라도 하는듯 하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고 기계적인 서빙이 끝난후 식사가 시작되었다.
서대회는 역시 익숙한 맛이 아니지만 갈치요리는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위낙 일찍 일어나서인지 아직도 아침 8시를 갓 넘긴 시간이다.
계획된 일정을 수정해 인근의 순천지역으로 향했다.
소문난 잔치 순천만국가정원을 향쌨다.
주차할 공간을 찾으면서 대기줄에시 기다리는 일종의 분업을 하기로 했다.
주차에도 십여분 이상을 소비했고 마침 주차와 동시에 입장권 구입이 이루어졌다.
아직은 이른 계절인데 청명한 날씨에 강한 햇살이 내리쬔다.
잘 가꾸어진 꽃과 나무, 그리고 정원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국가별 정원은 단연 하이라이트이다.
중간에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냉음료를 파는 상점에 들렀다.
작은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상점에는 야외 테이블과 이동식 간이의자가 전부인 곳이다.
주변 고목이 만들어주는 그늘을 따라 몇차례 이동을 하다 이내 자리를 떴다.
멀리 모노레일이 힘차게 달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원래 순천만 늪지까지 연계해 이동 가능한 입장권이 있다고 했었는데 아마 저것인 모양이다.
무더위에도 넓디넓은 정원을 크게 한바퀴 돌았다.
낮은 산과 호수까지 건너다보니까 쉽지않은 관람이다.
아침식사가 이르기도 했고 오랜 걸음으로 인해 시장기가 느껴진다.
멀지 않은곳에 지역맛집이 있다.
짱둥어탕으로 유명하다는데 가족들은 익숙치 않아서인지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하는 수 없이 가볍게 요깃거리를 챙겨 허전한 속을 달래고 숙소인 여수로 향했다.
오늘은 남도밥상으로 예정되어있다.
다소 이른시간이어서 다른 관광일정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지만 오랜시간 운전과 관람으로 체력이 방전된게 컸다.
가볍게 샤워를 하고 지근거리에 있는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불꽃놀이를 동반하는 대형유람선은 이미 예약이 끝나고 100여명 안쪽의 정원인 일종의 중형요트였다.
한참을 기다렸다.
대형유람선 옆으로 수상보도교
여수세끼
산밑에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