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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여행 2(2025.12.21)

여행 보따리

by Bini(비니) 2025. 12. 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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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여행(7~12일 차)

[햇반과 라면으로 한국(?)식 조식]

끼니를 불규칙하게 챙겨 먹다 보니 역류성 식도염이 도지는 것 같다.
이른 시간 한참 동안 고통스레 깨어 있었다.
냉장고에 있는 생수를 꺼내서 물 한 모금 마시면 좋아질 것 같은데 병뚜껑을 따려니 손가락에 힘이 없다.
몇 모금 마신 후 좋아졌지만 한번 달아나버린 잠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오전 8시쯤 아침식사를 챙겨 먹기로 했다.
아파트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일반 호텔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더라도 부담스러운 영국의 음식값 지출을 줄일 수 있고 현지 음식이 아시아권 음식에 비해 입맛이 너무 맞지 않을 거라는 이유이다.
얼큰한 라면과 레인지에 데운 햇반, 조미김과 볶은 김치를 차려놓고 보니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에든버러에서의 첫 아침식사

[에든버러성]

취사도구와 남은 음료를 정리하고 쓰레기를 버렸다. 오늘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다소 흐리긴 했지만 어제보다는 화사한 날씨이다.
길게 이어진 오르막을 걷다 보면 신호등 있는 교차로가 여럿 보인다.
런던이나 맨체스터와 달리 교통신호를 잘 지키려는 편이다.
에든버러성은 도로의 끝부분에 있다.
입장료가 4~5만 원 정도인 만큼 볼거리가 많아야 할 텐데....
입구에서 그냥 통과하는 사람도 있고 일부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이들도 있다.
티켓 화면을 보여주자 위쪽으로 올라가라 손짓한다.
깎아지른 바위에 돌로 쌓은 성벽이 천혜의 요새임을 암시한다.

에든버러성 입구에서

[전망 Good, 볼거리 가득]

한 사람씩 검표를 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에든버러성이다.
돌로 만들어진 성문을 지나자 왼쪽으로 높은 성벽이 압도한다.
오른쪽은 빽빽하게 배치된 대포가 시가지를 향해 줄지어 있다.
눈앞에 펼쳐진 고전적인 건축양식의 도시는 마치 한 폭의 서양화 같다.
시가지 전경과 성 안팎의 경치는 누가 뭐래도 지붕 없는 박물관격이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바다는 이곳이 섬나라임을 알려준다.
에든버러성에서는 전쟁박물관과 역대 왕들에 대한 전시관 그리고 전쟁에서 획득한 포로수용 감옥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

 
[휴식도 여행]

커다란 규모의 요새 내부를 둘러보며 숱한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오전부터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걷기 운동이라도 해둘걸....
성 구경을 마치고 로열마일을 따라 되돌아오는 길....
스코틀랜드 상징인 캐시미어와 위스키샵에 들렀다.
워낙 많은 가게들이 입점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만 그래도 큰 매장 몇 군데를 들렀다.
작은 위스키 몇 병을 구입하곤 숙소로 향했다.
오후 일정을 고민하다 최초의 계획에서 일부 수정하기로 했다.
힘든 여정도 그렇지만 여행 노동보다는 즐기는 수준이 적당하다는 이유이다.

[저녁준비 쇼핑]

숙소에서 한 시간가량 쉬면서 스마트폰 배터리를 충전했다.
몸과 마음도 함께 충전되는 느낌이다.
그저 쉬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남은 일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
은근히 연어회가 먹고 싶어 주변을 검색해 보니 평점 좋은 곳은 이미 문 닫을 시간이 되어가고 다른 한집은 평가가 부정적이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저녁거리를 준비하기로 했다.
멀지 않은 곳에 꽤 규모 있는 TESCO 매장이 있다.
과일과 음료, 그리고 주메뉴인 육류를 골랐다.
돼지고기와 양고기가 끌리긴 하는데 검증되지 않은 식재료이다.
영국산 소고기 스테이크로 결정하고 내일 아침 요깃거리로 샌드위치까지 챙겨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냉장고에 보관하고 저녁노을 감상을 위해 칼튼힐로 가야 한다.

간단한 아침식사

[칼튼힐 노을]

버스나 트램을 이용하기 애매한 구석이 있어 목적한 방향으로 걸었다.
두 개의 경로 중 하나의 경로를 선택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이 끝이 없다.
인생만 그러게 아니라 여행경로 또한 선택의  연속이군....
길고 긴 계단이 끝나면 자동차도로가 나타난다.
도로를 건너 다시 언덕으로 향했다.
해가 지는 건 시간문제이다.
그래도 하루 종일 낮게 떠있던 해는 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제법 오래 걸린다.
숨을 헐떡이며 정상에 오르자 많은 인파가 한 곳을 응시한다.
돌로 만든 대형 구조물 몇 개가 석양을 끌어안고 있는 형국이다.
동양계로 보이는 관광객이 절반이 넘는다.

칼튼힐 노을

[신도심에서 본 에든버러성]

한동안 여러 위치를 옮겨 다니며 여유롭게 사진촬영을 했다.
저물어가는 노을이 시시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자연스튜디오이다.
해지는 속도가 느려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남은 일정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야 한다.
되돌아 내려오는 길....
아직은 어둠보다 빛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2층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향했다.
숙소가 있는 능선부는 구도심, 구도심에서 내려다보이는 평지지대는 신도심이라고 한다.
몇 번이고 지나다니던 로열마일과 에든버러성이 한눈에 보인다.
또 다른 모습이다.

신시가지에서 올려다본 에든버러성 야경

[국립미술관]

다음 여행코스를 앞두고 작은 여유가 생겼다.
염두에 둔 코스가 주변에 있다.
국립미술관이다.
마침 버스정류장에서 위스키 체험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모든 건물이 웅장하고 특색 있어서 미술관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오후 다섯 시까지 운영하는 이유로 잠시 들러보는 것만 가능하다.
역사적인 작품도 있고 어린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Family's  Room도 있다.

흔한 국립미술관에서 작품 감상

[파란 눈의 아이]

다섯 시가 되어 슬슬 미술관을 나가려던 찰나였다.
막 걸음마를 떼었을 어린 아기가 이리저리 걸어 다니더니 어느새 내 옆에 다가왔다.
둥글고 파란 눈의 아이는 뚫어지라 나를 응시한다.
잠시 손을 흔들어 보였더니 신기하게 생긴 동양인 할아버지에 관심이 가는지 다가와 어깨를 손가락으로 수 차려 건드린다.
아기의 아빠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바라보며 웃고 있다.
어차피 아기와는 대화가 안 되겠지만 아기아빠와 한두 마디 주고받아야 하는데 딱히 할 말이 없다.

[공짜가 어딨어?]

다섯 시 반으로 예약한 위스키투어 매장으로 향했다.
가까운 거리여서 걷는 게 오히려 빠를 수 있다.
그런데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가파른 편이다.
시간이 남아있어 여유를 부린 게 화근이다.
그런데 능선에 오르자 생각보다 멀진 않다.
이제 제법 익숙해진 거리 로열마일이다.
10여분을 기다렸다가 입장했다.
손님들로 붐비는 곳이다.
일부 손님은 주문을 받고 우린 한쪽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냥 돌아가자고 하니까 큰딸이 펄쩍 뛴다.
'아빠! 돈이 14만 원인데?'

위스키 상점에서

[위스키 투어]

나야 위스키 판매하려는 꼼수로 시음정도 하는 거라 생각했었다.
조금 기다려보니 이유가 설명이 된다.
앞의 주문받은 사람들은 위스키바에서 즐기는 손님들이다.
우린 예약한 체험신청 손님이었던 것이다.
예약한 시간이 지나고 안내원이 '통역기'를 건네준다.
한국어로 변환해 주는데 실시간통역이 아니어서 싱크로가 전혀 맞지 않는다.
스코틀랜드의 지리적 역사적 특징과 위스키 제조공정 및 종류를 설명해 주고 향과 맛을 비교하는 체험이다.

위스키 제조공정을 3D화한 장치

 

수많은 위스키 천국

[초저속인터넷]

촬영한 사진을 공유해야 하는데 인터넷 속도가 이만저만 느린 게 아니다.
런던과 맨체스터에서도 느꼈지만 에든버러는 숙소 와이파이까지 엄청 느리다.
이곳의 인터넷이 느린 게 아니라 한국의 인터넷망이 무지 하게 빠른 거라는 걸 느끼기에 충분하다.
예전 2000년대 초기에 초당 5메가비트 속도의 인터넷을 초고속인터넷이라 했었는데 지긍은 수십 배 빨라진 속도에 적응하다 보니 외려 상대적으로 느린 인터넷을 경험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무선인터넷과 숙소 와이파이 인터넷 모두 느려터진 속도인걸 보면 인터넷 인프라 자체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한국의 인터넷이 그리울 지경이다.

사진보내는 무한기다림 수행

[스테이크 저녁식사]

낮에 TESCO 마트에서 준비해 둔 식재료로 저녁식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비싼 돈을 지불했으니 콘도처럼 즐기는 재미도 필요하다.
소고기스테이크 한 덩이를 정성껏 구웠다.
스코틀랜드산 소금과 후춧가루 같은 향신료가 양념의 전부이지만 스코틀랜드산 미니 위스키를 곁들이면 한국에선 맛볼 수 없는 귀한 만찬이다.

안심스테이크
소고기 스테이크와 스코틀랜드 위스키

[Goodbye Edinburgh]

2박 3일간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을 꺼내어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컵라면 두 개에 햇반 하나를 데워 나누어먹고 남은 과일과 우유는 나름의 디저트이다.
제법 익숙해진 트윈침대방을 정리하고 환기까지 하고 퇴실이다.
오늘 몇몇 볼거리를 위해 캐리어를 맡기기로 했다.
요금은 무료이지만 꼼꼼하게 라벨을 적고 영수증까지 챙겨 건네준다.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에든버러 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숙소 앞 도로는 이미 낯익은 거리이다.

아다지오아파트먼트호텔


[홀리우드궁전]

과거 영국국왕의 임시처소로 활용했던 궁전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낡은 건물이고 일부는 지붕 없이 일부 골조와 벽체만 남아있기도 하다.
수백 년 전의 국왕과 왕자들의 초상화, 그리고 사용하던 물품들이 전시되어 오랜 영국의 부흥 역사를 나타냈다.
전 구역이 사진촬영 금지여서 기록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다행인 건 궁전 주변 경치가 매우 아름답고 고대 분위기를 자아내는 복원하지 않은 건물에서의 사진촬영이 가능한 것이다.
티켓 구매할 때 인근 갤러리 티켓을 함께 구매했었다.
조금의 비용만 추가하면 11파운드의 갤러리 관람이 가능하다.

홀리우드 궁전 팸플릿
홀리우드궁전 별관

[화가 박켈란젤로]

웬 국립미술박물관이 이렇게 많은 거지?'
티켓 가격에 비해 의미 있는 미술품들이 상당하게 전시되어 있다.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작품과 미켈란젤로 고미술품 등 유명한 작가들이 남긴 작품은 신비하게 다가온다.
세기를 몇 번이나 넘어온 작품들이다.
남은 이동시간에 여유가 조금 있다.
무언가 휴식의 명분을 쌓기로 했다.
작은 캔버스와 데상용 연필이 넓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
그리기 체험장소이다.
앉아서 쉴 수 있는 최고의 핑곗거리이다.
DEMO용 보드에 그려진 인물화를 번갈아 보며 채워나간다.
생전 해보지 않은 행동이긴 하지만 집중한 시간은 미켈란젤로 아니 박켈란젤로의 느낌이다.

휴식을 핑계로 잠시 스캐치 연습

[스코틀랜드 해산물]

예약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버스를 탔다.
구 시가지에서 신 시가지로 가는 애매한 거리이다.
Mussel inn seafood이다.
중간정도 크기의 규모인데 입소문을 타면서 예약손님만 받는다.
다소 이른 시간 이어서 빈자리가 더러 보였지만 금세 좌석이 만원이다.
동양인 손님들이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다.
메뉴판 첫 번째 줄을 장식하는 해산물세트를 주문했다.
대부분의 메뉴에 우리에게도 흔한 홍합이 빠지지 않는다.
해물파스타와 흰살생선과 조개관자 등을 넣어 요리한 'Hat seafood platter'가 시그니쳐 메뉴인 모양이다.

프린스스트리트 해산물 맛집
해산물 요리와 파스터

[RUGGAGE CLAME]

영국은 그리니치천문대가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열차시간이 한 시간가량 남아있어 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향했다.
걸어서 15분가량이다.
제법 위치나 방향감각이 자리를 잡아 버스 편보다 걷는 게 편리하다.
숙소에서 캐리어 맡긴 걸 되찾았다.
이제 진짜로 작별이다.
기차역까지는 10여분 소요된다.
에든버러 신시가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기념사진을 한번 더 찍었다.

마지막 에든버러 사진

[런던행 웨이벌리역]

기차역에 도착했다.
사흘 전 도착했던 오후네시 어둠 속 기차역의 첫인상이 기억난다.
명색이 스코틀랜드 수도인데 선진국 답지 않게 역사 시설이 낡았었다.
급하게 내리느라 무거운 가방을 들고 기나긴 계단을 올랐었는데 밝은 시간에는 'LIFT'라는 엘리베이터가 코앞에 있다.
밝은 날 다시 봐도 역시 역사의 규모는 크지만 낡은 선로와 플랫폼이 외려 인상적이다.
어느 걸 타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큰딸이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아빠 기차가 취소된 것 같은데?'
예약사이트에서 확인한거라 신빙성이 있긴 하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웨이벌리역


[캔슬왕국]

'설마? 탈 때마다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무한신뢰가 깨어지는 데는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세계최초 지하철, 철도왕국 영국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앞으로 서너 시간 동안 급행열차가 모두 취소된 것이다.
역 직원에게 물어물어 힘들게 고객 센터를 찾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부분 일상처럼 태연히 받아들인다.
30분 후 출발하는 열차표를 발급해 준다.
열차 출발은 30분 지연이지만 도착예정시간은 두시간 가량으로 예상한다.

[First Class Lounge]

어쨌건 열차가 지연되고 30분가량의 시간을 벌었다.
영국이나 스코틀랜드 현지인들은 이런 문제에도 동요되거나 화를 내지 않는 듯 보인다.
마음을 바꿔 뒷일이야 어쨌건 이해하며 스트레스를 줄이기로 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1등석 손님만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가 눈에 들어온다.
전용 리프트를 타고 2층으로 오르자 검표를 요구한다.
스마트폰 큐알코드를 제시하자 출입이 곤란하다며 손사래를 친다.
앞선 열차표이고 바뀐 열차표는 종이로 받은 열차표이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돌아서지 않고 버티자 들여보내준다.
다과와 음료, 간단한 샤워시설을 갖춘 화장실도 보인다.

퍼스트클래스 라운지 입구

[완행열차 First Class]

철도회사 이름은 LNER이다.
London and North Eastern Railway이다.
잉글랜드 동부, 동북부 그리고 스코들랜드 동부를 연결하는 철도회사이다.
원래 에든버러 올 때처럼 급행열차 퍼스트클래스를 예약했었는데 완행열차 1등석이다.
자리도 비좁고 테이블을 마주한 상대와 발이 겹칠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나마 간식과 와인을 나누어주고 간단한 식사도 주어진다.
와인 두 잔으로 달래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 걸린다.
오후 6시 런던아이 탑승권을 예약해 두고 혹시 늦을까 염려되어 열차시간을 두 시간이나 앞당겼는데 18만 원 탑승권이 무용지물이다.

[런던 킹스크로스역]

열차마다 표기된 이름이 'King X'이다.
종착역은 하나같이 'King X역'인 모양이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달린 열차는 6시가 넘어서야 킹크로스역에 도착했다.
최초로 예약했던 열차의 도착시간이 4시 2분이어서 두 시간이나 연착된 것이다.
28일 이내에 요청하면 보상규정이 있다는데 밑져야 본전이라 곧바로 신청했다.
런던아이 입장이 안되니까 이젠 숙소로 가야한다.

킹스크로스역


[시타딘트라팔가호텔]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트라팔가 근처의 채링크로스역에서 내렸다.
곧바로 국립미술관과 광장의 조형물이 보인다.
숙소까지는 2~3분 거리이다.
위치가 좋아 가격도 비싼 숙소이다.
체크인을 마치고 곧바로 트라팔가광장으로 향했다.
맨체스터와 에든버러 두 지역을 지나오면서 색다른 런던분위기를 마주한다.
크리스마스를 물들인 불빛을 배경 삼아 간단히 사진을 찍었다.
근체에서 나흘을 묵게 될 테니 지나친 시간낭비는 피해야 한다.
며칠간 묵으며 먹을 음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근처 아시안 마트로 향했다.

런던아이 배경으로

[OSEYO]

한국이름을 딴 아시아 매장이다.
김치와 라면, 각종의 한국 식재료가 없는 게 없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가격이 평균 두 배를 넘나 든다는 점이다.
영국 물가와 원파운드 환율을 보면 이해가 가기는 한다.
급하게 먹을거리 조금 챙기고 일단은 상점을 나왔다.
더 늦기 전에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아시안(한국) 마트 OSEYO

[한식당 주막 39]

생선회를 테이크아웃 하려고 미리 봐둔 식료품점을 찾았다.
걸어서 얼마 걸리지 않는 곳이다.
몇 가지 음료와 빵종류가 있고 조리식품을 만드는 매대 몇 개가 있는 중간크기의 매장인데 손님도 줄어있고 판매하는 음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
늦은 시간이 아니었는데 곧 영업을 종료할 분위기이다.
일본음식 매대에는 신선하지 않아 보이는 포장회와 김밥 몇 줄이 남아있다.
내키지 않아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가게문을 나섰다.
미리 봐둔 한국음식점이 근처에 있는 걸 알고 있었다.
음식점 이름은 영어로도 JUMAK이고 작은 한글로 '주막'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이곳도 두어 테이블에 손님들이 식사 중이다.

한인식당 메뉴표

[소주값 25000원]

동양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어서 오세요! 식사하러 오셨나요?'라고 묻는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내 이마에 태극기라도 그려졌나?
저녁 10시 반에 영업종료함을 알고 왔기에 자리를 잡고 음식 주문을 했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가 9파운드, 한국돈으로 18000원가량이다.
뜨끈한 한식을 먹으려고 순두부찌개 하나와 보쌈을 주문했다.
피로가 겹쳐 술은 거르려고 했는데 보쌈에는 반주가 있어야 한다, 소주 가격을 묻자 25000원이다.
일단 한병 정도는 주문해야지....
런던의 음식점 평균 소주가격이 28000원이다.
하긴 여기서 소주는 수입양주로 취급해야지....
오랜만에 먹는 뜨끈한 찌개에 보쌈까지 서둘러 먹었다.
10시가 넘으면서 현지인 직원들은 하나둘 퇴근하고 한국인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만 남아있다.

런던 두번째 한식

[Bill's soho restaurant]

트라팔가광장을 지나쳤다.
어제 야경도 보며 지났었고 며칠 동안
영국식 블랙퍼스트 음식점이다.
소문난 집에 아침부터 손님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메뉴판을 보며 역시 첫 번째 줄 메뉴와 추가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린다.
잠시 뒤 강아지를 이끈 손님들이 들어온다.
또 잠시 뒤엔 두 마리의 강아지를 이끌고 손님들이 들이닥친다.
아무도 제지하거나 핀잔을 주지 않는다.
이거 개판 오 분 전이 아니라 완전히 개판인데?

블랙퍼스트 맛집

[피카딜리서커스]

런던에서도 6개의 도로가 교차되는 곳의 원형교차로이다.
한쪽 건물의 초대형 모니터에는 삼양신라면과 삼성의 광고가 쉴 새 없이 노출된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조명등을 매달 아둔 거리는 밤이 되면 화려함을 뽐낼 채비를 끝냈다.
런던 특유의 빨간 2층버스가 고풍스러운 빌딩들과 어울리는 찰떡궁합이다.

쇼핑센터
피카딜리 서커스

[러시의 본고장]

도로 한쪽에 작은 간판이 보인다.
'RUSH' 글자뿐 어떤 로고도 다른 간판도 보이지 않는다.
작은 매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실내 면적은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더구나 지하층과 2층도 매장이 연결되어 있다.
평소 나에게는 관심 가는 아이템이 아니지만 서울이나 일본여행마다 가족들이 러시 매장은 필수코스였다.
형형색색의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러시 매장

[리젠트 스트리트]

어제 아침에 잠시 걸었던 도로이다.
적당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굽은 도로와 건축미가 돋보이는 양측의 대형 건물이 조화롭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야간 조명등이 화려하게 켜져 있다.
각 상점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꽃다발을 걸어 두기도 하고 어떤 골목에는 화려한 네온조명이 켜지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번갯불에 시장보기]

크리스마스인 내일은 대부분의 음식점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오늘 장을 보고 그걸로 내일 또는 모레까지 견뎌야 한다.
먼저 영국의 마트 Sainsbury Local에서 식료품을 샀다.
김치와 몇몇 식재료이다.
그런데 고국의 향수를 달랠 소주가 없다.
옆 건물인 서울플라자로 달려갔다.
한 병에 한국돈 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아시안(한인) 마트 서울플라자

[런던아이 특공작전]

어제 에든버러에서 열차가 Cansel 되어 18만 원짜리 탑승권이 휴지조각이 되었었다.
한차례 놓쳤던 터라 오늘은 꼭 타야 한다.
탑승 마감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10여분이다.
지하철을 타고 간다 하더라도 15분은 걸리는데 지리를 모르다 보니까 그것도 장담할 수 없다.
시장보따리를 들고 UNDERGROUND 즉 지하철역을 찾았다.
마침 지하철이 도착하긴 했는데 노선과 방향이 맞는지 알기 어렵다.
급하게 승차하고 출발한다.
일각이 여삼추라고 열차는 왜 이리도 더디게 가는지....
지하철은 인터넷이 거의 안되다 보니 네 개의 출구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런던아이 막차 타기 전

[고생한 보람, 야경 GOOD]

지하철역에서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뛰다시피 도착했다.
다섯 시는 넘고 마감시간인 다섯 시 반은 안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두 개의 끝없는 대기줄이다.
예약을 했더라도 선착순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어렵사리 엔트리에는 들어간 상황이다.
탑승인원이 18명이어서 제법 많은 인원이 줄어든다.
어느덧 런던아이에 탑승했다.
의자가 없는 자유석형태이다.
최대 명물 중 하나인 빅벤 방향으로 사람들이 집중된다.
사실 런던시내를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좋은 전망이다.

런던아이에서 내려다 본 빅벤

[저녁식사]

아파트먼트호텔의 묘미는 조리가 가능한 것이다.
힘겹게 지하철을 달리며 런던아이까지 탑승했던 식재료들을 꺼냈다.
삼겹살과 햄, 약간의 채소이다.
물론 소주와 햇반이 주식이긴 하다.
소시지는 한국에서 즐겨 먹는 모양의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수제소시지이다.
끓는 물에 삶았다가 삼겹살과 함께 구웠다.
약간의 양상추와 고추장을 곁들이면 제법 그럴싸하다.

삼겹살/수제소시지

[일출사진? Sunset?]

길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시차까지 고려한 유럽에서 밤시간은 깊게 잠들기 어렵다.
9시경 일찍 잠들어도 자정께 한번 새벽 서너 시에 한 번씩은 깨기 일쑤이다.
서둘러 준비하고 숙소를 나섰다.
크리스마스에는 사람들이 적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관광객들이 몰리기 전에 사진을 찍는 게 유리하다.
쌀쌀해진 날씨가 계속되면서 가벼운 옷차림은 엄두도 낼 수 없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역풍을 맞으며 템즈강 옆 도로를 걸었다.
런던아이를 배경 삼아 몇 장의 사진을 찍다 보니 남쪽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인터넷에 넘쳐나는 대부분의 사진들은 빅벤을 배경 삼아 찍은 저녁노을 사진이다.

일출시간 빅벤

[일출 사진 명소]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찬바람이 부는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강 건너 빅벤을 바라보는 전망 좋은 포토존이 여럿 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커플들이 전문 사진사에게 촬영을 맡긴 이들도 제법 있다.
점차 관광객이 늘어날 무렵 템즈강을 다시 건넜다.
이번엔 빅벤을 배경 삼아 빨간색의 낡은 공중전화에 기대어 사진을 찍는 유명한 포토존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대기줄이 길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

흔한 공중전화 포토존

[웨스트민스터사원]

빅벤을 성당 정도로 생각했는데 궁전에 속한 엘리자베스타워의 종이라고 한다.
대형 시계가 설치되어 있어 시계탑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낡은 건물이 하나 있다.
워스트민스트 사원이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다.
성탄미사가 열리는 사원을 예약했었다.
추운 날씨에도 긴 행렬이 줄을 서있다.
9시 30분부터 입장이 시작됐다.
성당 내부는 겉보기보다 크고 화려하다.
돌로 만들어진 기둥은 굉장한 높이의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수백 년을 지탱해 온 듯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웨스트민스터사원 내부

[성탄미사]

많은 신도들과 관광객이 입장하고도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열 시가 되자 음악이 연주되며 성직자들이 앞서고 배석자들이 뒤따른다.
영국이 가톨릭 국가에서 개신교인 성공회국가가 된 배경은 에든버러 버스투어에서 알게 된 상황이다.
성직자들의 복장은 천주교 의식에서 본 그것과 흡사하다.
찬송가와 설교 등 삼사십 분 행사가 진행되고 동전만 한 빵과 큰 술잔에 담은 포도주를 나누어준다.
일종의 음복인 셈이다.
신도들은 빠짐없이 음복을 해야 하는 모양인데 일부는 사양하기도 했다.

[애프터눈 티]

다음 행선지는 근처에 예약해 둔 애프터눈티로 유명한 콘래드 오차드룸이다.
미사가 끝나고 바깥으로 나왔다.
오후가 되었는데 아직 한파가 누그러지지 않는다.
다음 예약한 곳으로 향했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 '애프터눈 티' 맛집이다.
화려한 찻잔과 접시가 세팅되어 있고 외투를 받아 별도의 옷장에 보관해 준다.
60, 75, 125파운드의 세 가지 메뉴가 전부이다.
첫 영국여행이라서 125파운드짜리를 주문했다.
샴페인 포함 메뉴이다.
아무리 그래도 2인 50만 원짜리는 너무하지 않을까?

1인 120파운드 애프터눈티

[제임스파크 산책]

샴페인도 한잔 마시고 칼로리 높은 음식도 먹었으니 산책을 하기로 했다.
세인트 제임스파크가 근처에 있다.
버킹엄궁전이 있는 그 공원이다.
커다란 거위와 비둘기가 관광객들을 따라 목을 길게 빼고 따라다닌다.
베이지색을 띤 다람주도 한몫 거든다.
호수에는 갈매기떼가 유유히 헤엄치는 곳....
자연을 보존한 특색 있는 공원이다.
버킹엄궁전을 지나치며 산책을 이어갔다.
이젠 영국사람 다된 것 같네....

버킹업궁 두번째 방문
제임스파크

[SUNSET]

영국의 해가 짧은 건 입국 첫날부터 느꼈었다.
남서쪽 하늘이 갑작스레 해가 지려는 징조가 보인다.
빅벤을 과 sunset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야 하는데 거리가 꽤 된다.
서둘러 뛰다시피 걸음을 재촉했다.
새벽시간 포토존이었던 빨간 공중전화 부스는 대기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템즈강 다리도 오가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 없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주변 배경에 관광객이 없는 사진을 찍는 건 언감생심이다.

석양 속 빅벤

[해머스미스역 버스투어 미팅]

드디어 사실상 여행의 마지막날이다.
내일 오후엔 귀국준비를 해야 하고 근처에서 가벼운 쇼핑과 미술관 관람만 남아있다.
열흘간의 여행일정 중 유일하게 버스투어를 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지하로 통하는 문에 'WAY OUT'라고 씌어있다.
동양인 아니 한국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뒤따라오는 걸 보니 버스투어 신청자들인 모양이다.
5~60명 정도의 인원이 모여있다.
인원체크와 함께 안내를 맡은 젊은 가이드가 수신기와 이어셋을 나누어준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서로 다른 두 여행사에서 모집한 버스투어였다.
해머스미스역이 상업의 요지 서쪽 버스 편, 지하철 4개 노선이 연결되어 버스투어 집결지로 최적인 이유를 설명 들었다.
투어회사는 '솔앤비'이다.
소금(Salt)의 솔과 식초(Vinegar)의 비를 합성해 영국인들이 즐기는 피시 앤 찹스의 맛을 가미해 내는 역할의 솔앤비 사명을 정했다는 나름 의미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톤헨지가 있는 솔즈베리는 평원으로 되어있어 겨울 한파가 무섭다며 옷차림을 단단히 하라고 일렀다.
평원에서 목축과 농사가 발달해 있고 아직도 양을 키우는 목장이 많이 남아있다.

런던 양떼목장
광야의 스톤헨지 대합실

[스톤헨지]

광야에 위치한 고대유적이다.
선사시대 유적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30톤 이상의 대형 석물을 최소 25km에서 200km까지 운반해 온 미스터리는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도 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세찬바람이 불어온다.
며칠 동안 내려간 기온에 잔뜩 찌푸리기까지 했다.
물 한 통과 김밥 한 줄을 나누어준다.
적당한 시간에 요기를 하라는 것이다.
유적에 대한 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을 제한한다.
버스투어와 별개로 티켓을 구매하고 구내 셔틀버스를 탔다.
사진에서 보던 유적을 직접 카메라에 담는 것도 신기하지만 과연 기계나 기술이 없었던 기원전 3000년 유적이란 게 믿어지지 않는다.
추운 날씨와 복잡한 관광객 틈을 피하며 기념사진 몇 장 남기고 빠르게 되돌아섰다.

스톤헤드 훼손시도?

[코츠월드 디스트릿]

셔틀버스를 타고 서둘러 되돌아왔다.
만나기로 한 시간도 촉박하고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기 때문이다.
물과 김밥을 먹을 시간이 없다.
기념품 몇 개만 고르고 주차장으로 걸었다.
좁지만 버스에 승차하자 추위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버스는 북쪽으로 향했다.
싸늘하게 식은 김밥을 먹으며 코츠월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영국 내에서도 독특한 건축문화의 도시이다.
잔뜩 흐렸던 오전과 달리 햇볕이 화창한 코츠월드에 도착했다.
석회암 베이스의 건축이 이색적이다.
작은 하천과 겨울의 낮은 햇살에 다소 무질서하게 지어진 건축물들이 조화롭다.

[옥스퍼드]

다음 목적지는 옥스퍼드대학교 투어이다.
프랑스 파리대학교에 이은 유럽 두 번째 대학교이자 영미권 최고(最古)의 대학이라며 가이드의 열정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옥스퍼드 원주민과 대학생들의 관계, 유혈충돌 이야기와 이후 캠브리지 대학으로 나뉜 배경도 관심이 간다.
겨울의 짧은 해가 아쉬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곳인데 투어에 정해진 시간은 한정적이다.
그래도 역사적인 기록을 설명하며 사진까지 찍을 수 있는 산책투어까지 끝나고야 버스에 올랐다.

옥스포드 대학교

[야간스냅]

도로 사정이 나쁘지 않아 종착지인 해머스미스역에 일찍 도착했다.
이번엔 버스대신 지하철을 이용한다.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다소 시간여유가 있다.
바쁘게 돌아온 여행의 말미에 누적된 피로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오후 8시에 약속한 야간스냅사진은 찍어야 한다.
이미 여러 번 거닐었던 익숙한 도로를 따라 약속장소로 향했다.
부산이 고향인 사진사는 아이폰(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원래 아이폰스냅을 신청한 거란다.

 
[냉장고를 비워줘]

남은 식재료를 비우기 위해 추가 식재료를 구입해야 한다.
역시 박싱데이답게 오세요 매장은 일찍 문을 닫았고 근처 서울플라자는 다행히도 문을 닫기전이다.
돼지고기 소비를 위해 종가김치 작은 통 한통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뭔가 부족한 맛을 해소하기 위해 진로소주도 한 병을 담았다.
대패삼겹살은 프라이팬에 굽고 삼겹살은 김치와 함께 볶았다.
남은 햇반을 데우고 나니까 제법 그럴싸하다.

여행 마지막 날 만찬

 
[주간스냅 명소]

드디어 영국에서의 마지막 아침이다.
일찍 일어나 근처 M&S 매장에서 쿠키 몇 개를 구입했다.
영국여행을 기념하고 가족들이 나누어 먹을 특색 있는 것들로 골라야 하는데 마땅치 않다.
더구나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은 덤이다.
숙소에서 김치만두와 공깃밥으로 마지막 식사를 했다.
어제 야간스냅을 위해 만났던 사람과 주간스냅 촬영을 위해 다시 만났다.
빅벤 근처와 런던아이 그리고 템즈강 근처에서 한 시간가량 촬영을 끝낸 뒤 헤어졌다.

 
[양주를 부탁해]

위스키 한두 병은 사야 여행이 마무리된다.
약방의 감초 여행의 술인 셈이다.
전날 버스투어 가이드가 알려준 위스키샵을 찾아갔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거리구경을 하면서 걸어서 도착했다.
오랜 역사의 전통 있는 가게로 과거에는 이곳에서 오크통의 술을 소분해 팔았다고 하며 지금도 구하기 힘든 주류를 구하기 최적인 곳이란다.
위스키 시음 때 맛보았던 Islay 싱글몰트 위스키도 전시되어 있다.

 
[내셔널갤러리]

영국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국립갤러리가 남아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주변을 숱하게 지나다니고도 반고흐의 해바라기를 안 보면 후회할 거라는 큰딸의 성화에 뛰다시피 미술관으로 향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예약이 필요 없는 듯하다.
워낙 큰 규모여서 찾는 데만도 한참이나 걸렸다.
사진 촬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인증사진만 찍는다.

인파때문에 본의아닌 도촬이다

[Fish & Chips]

저녁시간 항공기에서 식사를 하겠지만 마지막으로 현지별미를 먹기로 했다.
피시앤칩스 전문점이다.
미안하지만 한 접시와 맥주 두병을 주문했는데 흔쾌히 승낙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한 접시 + 추가메뉴일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인 듯하다.
음식을 담은 접시와 빈접시에 소스를 담아 나누어 먹으라고 배려해 준다.
흰살생선에 입혀진 튀김옷의 바삭함과 감자튀김의 부드러움이 조화롭다.
맨체스터에서 먹었던 그 피씨 앤 칩스가 아닌데?

유명맛집 피시앤칩스

[LIFT 숨바꼭질]

맡겨두었던 캐리어를 되찾고 기차를 타기로 했다.
한국의 카카오택시를 부르면 15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까지 여상된다.
택시를 부르자는 큰딸을 설득하긴 했는데 10분 이상 걸어야 논스톱 열차역이 나온다.
기나긴 계단을 내려가며 새삼 후회스럽다.
나야 괜찮지만 큰딸에겐 버거운 무게였을 터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방향만 보고 승차했던 열차는 중간에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급한 마음에 다음 역에서 내려오던 방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공포의 계단으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오르면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공포가 기다리고 있다.
두세 개의 역을 지나면 이 공포가 반복될 수도 있다.

엘레베이터와 사뭇 다른 표현

[공항터미널]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다만 흔하게 보던 승강기 표시가 아닌 'LIFT' 표기만 되어있어 놓치기 쉽게 되어있다.
원만한 국가의 공항철도와 달리 열차와 선로가 노후화된 면이 역력하다.
흔들림도 심하고 굽은 철로를 달린다.
어느 순간부터 지하로 접어들었다.
한참을 달린 끝에 하나의 정차역이 나온다.
5 터미널로 분기되는 환승역이다.
조금 더 운행하니 목적지인 4 터미널에 도착했다.

 
[순조로운 출국절차]

면세 쇼핑을 겸하고 혹시 모를 열차 지연을 피하려고 일찍 도착했더니 시간 보낼 걱정이 앞선다.
대한항공 KE908편 항공기 체크인 부스가 열리기도 한참 전이다.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열차 문제를 여행기간 세 번이나 경험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기다림 속에도 시간은 흘러 드디어 보안검색대까지 통과했다.
이젠 진짜 안심이다.
듣던 것보다 면세점 규모는 큰 편이다.
주류의 경우 도심에서 구입한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걸 볼 수도 있다.

[Zone 1]

귀국 편 항공권은 일반석이다.
왕복항공권을 비즈니스석으로 하려면 여행의 다른 부분을 희생할 수도 있다.
그래도 1인당 10여만 원의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일반석 중 앞부분에 좌석배정을 받아서 탑승과 수하물 받는 순서가 빠르다고 한다.
12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보내고자 기내와이파이를 신청했다.
21달러의 요금을 지불하고 한 시간가량 사진을 주고받다 느린 속도에 잠이 들었다.
기내에 불이 켜진다.
식사시간이나.
스마트폰을 보니 전원이 꺼져있다.
방전된 거다.
와인을 곁들인 파스타를 먹고 다시 스마트폰을 켰는데 와이파이가 계속 먹통이다.
에라 잠이나 자아겠다.

대한항공 일반석 기내식

[귀가전쟁]

예정했던 항공기 도착시간보다 한 시간 가깝게 일찍 도착했다.
기상여건이 좋았던 모양이다.
선물 개봉식을 하는데 큰딸이 빠지면 섭섭할 것 같아 집으로 함께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수락했다.
그런데 마땅한 교통편이 없다.
시간을 당기고 싶어 ktx 편을 알아보는데 도착시간을 크게 앞당기지 못한다.
기존대로 5시 40분 공항버스를 탔다.
33시간의 하루를 보내며 10시간 이상을 잤는데 쏟아지는 잠은 그칠 줄 모른다.
네 시간을 거의 채워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시간 맞춰 작은딸이 마중을 나왔다.
아내는 김치두루치기와 갓 지은 밥을, 둘째는 과일로 토핑 한 레드와인으로 귀국을 환영해 준다.

반가운 인천공항T2
아내가 준비한 집밥과 작은딸의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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