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보따리

가족과 함께 한 첫 제주도 여행기

Bini(비니) 2007. 5. 8. 00:00

<네 가족이 함께 한 첫 제주 여행 2007. 5>

 

첫 제주도 가족 여행!!!

 

[여행 지역]

 

   제주공항 - 용두암 - 아프리카박물관 - 대포항 - 천지연폭포 - 외돌개 - 제주민속촌박물관 - 섭지코지 - 성산일출봉 - 주상절리 - 소인국 테마파크 - 여미지식물원 - 테디베어 - 도깨비도로 - 제주공항

 

[오랜만의 비행기 여행!]

 

강릉에서 출발해 승용차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 대한항공 KE1231 13시 50분 편으로 출발했다.

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별로 없어서인지 비행기는 아주 조용하고 편안하게 운항을 했다.

해발 5000m가 넘는 높은 상공을 비행하면서 까맣게 먼 아래로 보이는 산과 강 그리고 바다는 시간당 700km의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비행기의 움직임을 무색게 할 정도였다.

50여 분이 지나 내가 살고 있는 강릉이나 서울과는 사뭇 색다른 분위기의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 공항에 착륙했다.

김포공항에 비하여 작은 편이지만 제주 국제공항은 나름의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 관광객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화산이 빚은 신비 용두암]

 

공항 근처에 예약해 놓은 렌터카를 인수하여 주변의 관광명소 한 곳쯤 둘러보려고 용두암을 찾았다.

공항에서 자동차로 5분여 거리에 있는 용두암은 화산 용암이 분출하면서 바로 식어서 생긴 모습으로 크기는 그리 커 보이지 않았지만 신비스러운 화산의 흔적과 함께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귀중한 자연유산이라고 했다.

제주 여행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검은 용두암을 뒤로 하고 숙소를 향했다.

 

[몇 년 만에 제주에서의 숙박!]


숙소는 서귀포 지역 중문관광단지 소재 '롯데 제주호텔'이다.

제주지역은 원래 제주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서귀포시로 분류되었는데 제주특별자치도로 행정구역이 변경되면서 제주와 서귀포 두 개의 시로 나뉘어졌다고 한다.

지은 지 7년쯤 된다는 롯데호텔은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상당히 깔끔한 모습이고,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인상 깊었다.

본관과 별관이 이어지는 상당히 큰 규모라서 인지 로비에서 객실까지 찾기가 상당히 불편하여 자유스러운 외출이 쉽지 않은 점이 옥에 티였다고 나 할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주변 여행!] 


저녁 식사시간까지 다소의 시간이 남아 있어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가까운 곳에 여미지식물원을 비롯해 천제연 폭포 등 여러 곳이 있었지만, 관람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아프리카박물관이라는 곳에 들렀다.

입장료가 박물관의 규모에 비해 다소 비싼 것이 흠이기는 하였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 하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코스라고 생각된다.

 

[역시 음식은 그 지역의 음식으로!]


아프리카박물관을 나와 주변의 음식점을 두루 찾다가 마침 주변 '대포 항구'의 횟집 촌에 들렀다.

'2종항' 정도 규모의 작은 항구로써 작은 목선 몇 척이 부둣가에 정박하여 있으나 관광단지 지역이라서 그런지 횟집은 상당히 많이 있었다.

허름하지 않은 한 집에 들렀는데 역시나 관광지다운 메뉴판이 우리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강원도에서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다금바리' 1kg에 21만 원이라 하고, 강릉에서도 비싸다고 소문난 경포대 횟집에서 10~12만 원 하는 모둠회가 15만 원이었다.

역시 제주의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 소문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지만, 그래도 색다른 지역에서의 이색적인 음식으로 추억을 만드는 것도 괜찮아 보여 모듬회를 주문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각종의 음식들이 역시 생소한 것이 많았다.

자리 회, 은갈치 회 등은 이름만 겨우 들어볼 뿐 생김새나 맛은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음식이었다.

메인 메뉴인 회 종류도 광어는 자주 먹어보던 것이지만 감성돔 회는 처음으로 먹어보았다.

곁들인 술은 제주산 지역주인 '한라산'소주로 300ml의 작은 병에 순한 맛이다.

종류가 다양하고 양이 많지 않은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다.

 

[설레는 제주도에서의 첫 밤!] 


가족들이 함께한 호텔에서의 첫날, 야외 화산분수쇼 공연장에서는 요란한 소리와 화려한 불꽃쇼가 이국적인 야자수 나무와 어울려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었다.

공연장 앞에는 우리 가족도 내일로 예약을 해 놓은 호텔 뷔페가 펼쳐져 있다.

성인 1인당 55,000원의 뷔페인데 4층의 높은 호텔 방에서 하루쯤 일찍 그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제주의 맛과 멋을 느끼며!]

 

이튿날 아침, 조금은 늦은 시간인 9시쯤 일어나 다시 예정된 관광지를 찾아 나섰다.

중문 관광단지에서 동쪽으로 30여 킬로미터쯤 떨어진 천지연폭포였다.

우선 폭포 입구에서 허름한 식당을 찾아 아침식사를 했다.

10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음식 나오는 시간이 꽤나 길게 느껴졌다.

가족들은 제주의 유명하다는 갈치 조림으로, 나는 전 날의 약간은 과했던 속을 달래기 위하여 '자리물회'를 주문했다.

자리 물회 한 그릇에 6천 원 정도니까 강원도의 가자미 물회 1만 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싼 가격이고 워낙에 허름한 음식점이라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음식 맛은 예상을 깨고 딴 판이었다.

뼈째 썰어 넣은 자리돔이 풍성하여 좋았고 그 육수 맛이 일품이었다.

씹히는 감촉에 비하여 뼈는 상당히 연하여 가재미 세꼬시 보다도 연한 듯했다.

조림 갈치는 제주산 갈치라서 싱싱한 재료만큼이나 그 향과 맛이 좋았다.

 

[오랜만의 천지연 폭포 관광!] 


식사 후에는 천지연 폭포로 향했다.

음식점에서 걸어서 10여 분의 거리에 있었다.

신혼여행 후 수년 만에 오는 곳이라 전에 왔던 곳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지연폭포와 천제연폭포가 있었으니 강렬한 인상 없이 둘러본다면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 같다.

 

[최영 장군과 대장금 드라마로 유명한 외돌개!] 


천지연폭포 인근의 외돌개라고 하는 곳에 잠시 들렀다.

외돌개란 바다에 외롭게 서 있는 바위인데 고려시대 유명한 최영 장군이 바위를 장군으로 위장하여 반란군들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있고 주변에는 대장금 드라마 촬영지로서 아름다운 주변 경관이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곳곳에 붙은 대장금 촬영지라는 현판은 아마 한류를 이용한 일본, 중국, 동남아 관광객을 끌려는 방편인 듯하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제주민속촌!]

 

성산포 방향으로 20여 킬로미터를 달려 제주민속촌박물관에 들렀다.

박물관 매표소 옆에서는 제주의 삼다와 삼무를 설명하고 있었다.

삼다(三多)란 돌이 많고, 바람 많고, 여자가 많다는 의미란다.

삼무(三無)는 도둑이 없고, 거지가 없고, 대문이 없다는 의미라고 한다.

특히 대문 대신에 정낭이라고 하여 집에 사람이 없을 때 소나 말 등의 가축이 집에 출입을 못 하게 하는 기둥으로 잠시 외출, 장시간 외출, 종일 외출에 따라서 기둥의 숫자를 조정하는 정도로 인심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이곳은 뚜렷하게 신혼여행의 기억이 나는 곳으로 십수 년의 세월 동안 크게 변한 것이 없는 듯했다.

제주만의 독특한 가옥 구조, 농경, 어업 그리고 남쪽 지역의 아름다운 식물이 가꾸어져 있었으며 돌이 많은 지역이라서인지 온통 집이며 울타리가 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주 넓은 지역에 걸쳐 조성된 제주민속박물관은 아마 제주도에서도 가장 큰 규모와 알찬 내용의 관광명소로서 사랑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섭지코지!] 


자리를 옮겨 섭지코지라고 하는 곳으로 향했다.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도 유명한 섭지코지는 섭지(폭이 좁은) 코지(뾰족한)라고 하는 곳으로, 진입하는데 폭 100여 미터 내외의 뾰족한 돌출 지역을 뜻한다고 했다.

원래는 섬 속의 작은 섬 지역으로 육지와 연결하여 만든 일명 육계도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드라마에 대한 인상보다는 이곳의 봉수대가 인상 깊었다.

왜구의 침입을 조기에 발견하여 불 또는 연기로 본토에 알리는 역할을 하며 유사시 왜구와 싸우기 위한 요새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일몰 시간을 앞둔 성산 일출봉!] 


성산 일출봉은 말 그대로 일출의 장관을 구경하는 곳으로, 산에 오르기에는 시간대가 적절하지 않아 등반은 하지 않고 중턱쯤에서 기념사진 촬영 정도만 했다.

화산 작용으로 생겼다는 일출봉은 북쪽 면이 90도가 넘는 그야말로 깎아지른 절벽이었는데 엄청난 생명력을 갖고 자라난 풀과 나무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주상절리대의 장관!]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서 숙소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성산포 쪽에서 서쪽의 서귀포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주상절리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무렵이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기암괴석으로 화산지역의 특색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기에 매표소를 통과해 입장했다.

아이들은 강행군 탓에 지칠 대로 지쳤는지 승용차에서 쉬기로 하고 어른들만 주상절리대에 올랐다.

전망대는 목조구조물로 잘 만들어져 있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대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서 제대로 된 기념사진 한 장 찍지 못했다.

잠시 육각 바위기둥으로 만들어진 사진을 카메라에 몇 컷 담고, 바닥의 신비한 벌집 모양 바위를 보면서 새삼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은 인물 사진보다는 발아래로 펼쳐진 화산 작용이 빚어낸 작품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까 '숙소의 주변 경관용으로 만든 바위의 형상도 이 곳 주상절리대를 모형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산 분수쇼!] 


제주 롯데호텔의 특별 이벤트 쇼인 화산 분수쇼가 저녁 8시 30분 경부터 시작되었다.

뷔페 장소에 입장했는데 성인 1인에 55,000원, 어린이 38,000원의 높은 가격에 봉사료와 부가세는 별도라고 한다.

일반 음식이야 여느 호텔과 다를 바 없지만 전복죽을 비롯하여 제주산 싱싱한 회, 제주의 흑돼지 등 푸짐한 음식으로 식사를 했다.

다만 어린 둘째는 소면 같은 몇몇 저렴한 음식만 조금씩 먹어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서 화산 분수쇼를 관람했다.

아직은 4월 말이라서 그런지 주변의 조명을 끄자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음향과 불꽃, 분수에 비치는 레이저 영상은 아주 웅장한 스케일로 현실감 넘치게 다가왔다.

동굴과 수중에서 올라온 용의 움직임에 많은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들은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고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까지 사방에서 들릴 정도로 생동감 있는 쇼가 이어졌다.

 

[소인국 테마파크!]

 

마지막 날!

이번에는 중문 관광단지에서 서쪽 방향으로 관광이다.

첫 관광지는 소인국 테마파크라는 곳인데 국내외의 유명한 건축물과 문화재 등을 1/18 ~1/25 정도의 축적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입구에 있는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불국사, 피라미드, 등의 모형 구조물들이 있으며 피사의 사탑도 내 키의 두어 배 정도로 만들어져 있고, 경복궁, 서울역, 파르테논 신전 등 백여 개의 미니 건축물 모형을 간접적으로나마 구경하는 계기가 되었다.

 

[남국의 정취 여미지식물원!] 


다음은 중문 관광단지 내에 있는 여미지식물원이다.

아내와의 신혼여행에서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던 곳이었다. 

워낙 인상 깊은 곳이었고 또 피곤하기도 하고 하여 가족들만 관광을 하도록 하고 나는 주변 산책을 하다가 승용차에서 잠시 한숨 눈을 붙였다.

여미지식물원은 각종의 열대 식물, 열대 과수, 수생 식물 등을 온실 내외에서 가꾸는 그야말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넓디넓은 공간이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로 채워져 있어 관람 후 가족 모두가 흡족하다는 표현 일색이었다.

특히 바나나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진록색의 어린 바나나 열매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테디베어 전시관 방문기!] 


여미지식물원에 입장할 때만 하여도 한두 방울 떨어지던 하늘에서 제법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아침 겸 점심 식사를 위해 주변의 식당에서 지역 특선메뉴인 흑돼지 정식과 옥돔구이로 마치고 나니까 빗줄기가 더욱 거세졌다.

가까운 곳에 장관의 천제연폭포가 있었으나 옥외 관광이 불가능하여 주변의 테이베어 전시관에 들렀다.

처음 입장할 때에는 그저 장난감 제작 전시관인 것으로 알고 입장하여 쓴데 각종의 설명과 오랜 테디베어들을 보면서 무언가 남다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제주에 오기 전에 무언가 조금 공부라도 하고 오는 건데' 하는 생각에 준비가 부족했던 난 자신이 후회된다.

 

[도깨비 도로(1100 고지)!]

 

기상 상황이 좋지 않고 또 마땅하게 둘러볼 곳도 찾기 어렵고 하여 일찌감치 서귀포에서 출발하여 제주공항 방향으로 길을 재촉했다.

선택한 도로는 일명 도깨비 도로라고 하는 신비의 도로였다.

서귀포에서 한라산 중턱을 지나 북으로 향하는 길인데 도로의 폭이 좁고 구비가 많아 운전하기에 많은 부담이 따르는 도로였다.

준비해 간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면서 급속도로 상승하는 해발고도를 보면서 험로임을 다시금 생각게 했다.

해발 10여 m에서 1100m의 도로 정상 부근까지 걸린 시간이 채 20여 분도 안 되었다.

금세 정상에 올랐다가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오면서 신비의 도로 안내표지가 있는 곳에 잠시 정차했다.

이 곳에는 많은 차량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차를 정차하고 차가 움직이는 방향을 확인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긴 거리의 급경사 내리막 이후 만나는 완경사 내리막이 시각적으로는 오르막으로 느껴지는 것으로 차량은 완경사의 내리막으로 구르게 마련이었다.

원리를 알면 누구나 이해를 하지만 언뜻 보기에 충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착시현상의 일종이다.

 

[돌아오는 길!] 


제주에서 시작된 빗줄기는 안개를 동반하여 공항의 여기저기에서 비행기 출발 시간이 지연되었다.

우리가 이용하게 될 비행기 역시 대한항공 KE1248편으로 예정시간보다 10여분 늦게 탑승이 시작되었다.

날씨 탓에 미리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에 발이 묶인 지 2시간이 넘어서야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이륙과 더불어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주변의 안개와 구름은 계속해 승객들의 불안감을 갖게했다.

이대로 가면 김포공항에서 착륙도 못하고 다시 회항하기라도 하면 어쩔까 하는 걱정도 잠깐이었고, 삽교방조제를 지난 비행기는 10여분 후 김포공항에 무사하게 착륙했다.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이라 도로에는 자동차 홍수이고 날도 어두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차량들에 시달려 몸살을 느낄 지경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내 집으로 돌아와 생각하니 오랜만의 제주여행에 힘든 점 보다는 의미가 남다른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