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보따리

우린 지금 나고야로 떠난다!(2023.12.23)

Bini(비니) 2023. 12. 30. 16:33

우린 지금 나고야로 떠난다!('23.12.23)

[일본 3대 온천?]

흔히들 원조를 강조하는 세상이다.
유명 맛집 근처에 가면 원조, 진짜 원조, 오리지날 등등....
온천이 많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온천마을은 자기네 동네 온천이 최고라 부른다.
하긴 그만한 자부심이 어쩌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케 하는 원동력일 수도 있겠다.
어쨌건 온천 천지의 화산섬 일본에서도 3대 온천으로 불린다는 게로온천 여행을 포함한 나고야 여행을 계획했다.
지난 달 큰딸과의 후쿠오카 여행에서 맛보기로 유후인 온천여행을 다녀온 후, 내년 초 가족여행을 기획했던 큰딸이 회사에 중요한 사정이 생겨 올 크리스마스 연휴로 앞당기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올해에만 세 번째 일본 여행이다.

나고야성

[연착? No 조기 출발)]

강릉에서 인천까지의 교통편은 항상 최악이다.
이른시간대 비행기로 출발하려니 대중교통 운행시간이 맞지않아 불가능하다.
하루 전 인천공항 주변에서 숙박하기로도 했으나 숙박비와 교통비가 50만 원에 육박하고 그것도 하루 전 출발이어서 4박5일 여행이 된다.
고민 끝에 인천숙박을 취소하고 자차를 이용하여 이른 새벽에 강릉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원래 승용차는 서너 시간 정도 소요된다.
안전한 여행 일정을 위해 새벽 두시쯤에 출발하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교통편은 연착되면 승객이 기다리면 되지만 승객이 연착하면 방법이 없다.

[이천 경유 인천행]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아닌 큰딸의 직장이 있는 이천을 경유하면 평상시보다 30분가량 추가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거기에다 인천지역에 내린 눈 소식과 갑작스런 한파가 겹쳐 한시간 가량을 앞당겨 새벽 한 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거의 4박5일 일정이다.
잠시 눈을 붙이고 피곤한 몸으로 출발했다.
중간 경유지인 이천 도착을 한시간 가량 남긴 시점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전화를 걸었다.
평소 다른 젊은이들처럼 큰딸은 휴대전화가 무음 상태이다.
아니나 다를까 연락 두절이다.
어렵사리 통화가 되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꼼짝없이 되돌아온 뻔했다.

[인천공항 환승]

이번 여행은 출국 시간과 귀국 시간을 중시해 일정 조정을 하다 보니 출국과 귀국 항공편이 다르고 그것도 T2출발, T1도착이 되었다.
더구나 자차를 이용하다 보니 불편함은 더 컸다.
일단 귀국편 항공기 도착지인 제1터미널에 주차하고 셔틀로 제2터미널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편하게 주차를 맡기기로 했기에 주차 대행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1차로에 '주차 대행 인계 장소'라 적혀있어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인계 장소에서 차량 확인과 예약 확인이 되고 바로 엘레베이터를 이용해 출국장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차량인수확인, 귀국 후 인도 방법을 알려주는 문자가 왔다.
연휴를 이용하다보니 서너 주 전에 예약했기에 주차대행이 가능했다.

[체크인의 진화, 스마트패스]

지난 11월 해외여행에서 알게 된 스마트 패스 서비스에 가입했다.
가족 모두가 스마트폰 어플을 깔고 여권 인식과 안면인식, 탑승권 등록을 미리 마쳤기에 자신 있게 스마트 패스로 진입했다.
그런데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일반 패스와 통과시간에 별 차이는 없다.
그래도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한 것임은 틀림없다.
온라인 체크인, 셀프체크인에 이은 공항이용의 진화가 어디까지일지 사뭇 기대된다.

편리한 스마트패스 시스템

[소형국적기]

저비용 항공사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국적기 이용이 오히려 익숙치 않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소형 국적기여서 그런지 프레스티지 클래스가 마련되어 있다.
다만 우리처럼 이코노미석 일반승객이 그 통로를 함께 이용하는 방식이어서 불편함은 있겠다.
이륙 후 고도가 상승하자 운해위를 부드럽게 비행한다.
이는 비행지역 아래에 짙은 먹구름이 덮혀있다는 방증이다.
국적기여서 그런지 스마트폰 충전기와 네비게이션 기능의 모니터도 있다.

[기내식은 선택?]

한 시간 남짓의 비행이어서 잠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깊은 꿀잠에 빠졌던 모양이다.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잠시 잠이 깼다.
정신을 차리자, 음식 냄새도 느껴진다.
조금 늦은 항공 체크인 때문에 식구 넷이 뿔뿔이 흩어져 정보교류가 되지 않아 상황을 물어볼 수도 없다.
옆자리에 모녀로 보이는 등객이 도시락을 받아들고 식사준비를 하고있고 앞자리 승객은 캔맥주 서비스 신청을 하는데 유독 내 자리엔 물 한 컵도 없다.
미리 유료로 주문했거나 사전 신청자에게만 주는 줄 알고 눈을 감았다.
그런데 잠시 후 혹시나 하고 내려둔 시트 테이블에 무언가 내려진다.
기내식 도시락이다.

[SKY 카페에서의 식사, 맥주]

승무원은 음료 서비스를 선택하라고 했다.
어차피 기내에서는 화장실 이용이 불편해 '혹시 와인종류는 없냐'고 물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역시 '맥주밖에 없다며 아사히와 라거, 카스 중 하나를 선택하라' 했다.
나는 카스맥주를 주문했다.
도시락을 해체하자 고기조림과 감자튀김, 과일 등 적은 양이지만 알찬 구성이다.
이어서 캔맥주가 건네진다.
'여기 라거 있습니다'
분명 카스라고 주문했는데 대한항공 로고가 그려진 라거 맥주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해발 12km 상공에서 즐기는 Air Hotel 한 끼 식사였다.

[특급 공항철도]

대전 사람들이 인정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대전'이라 불린다는 나고야는 볼거리가 다양하지 않다고 했다.
추부공항역에서 출국전 예매했던 승차권을 수령했다.
종이 승차권인데 한 장이 아니고 두 장씩이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하나는 승차권, 다른 하나는 좌석권이다.
특급열차로만 운행한다는 뮤스카이에 승차하고 차창에 스치는 색다른 지방풍경을 보며 나고야역에 도착했다.
오전 시간인데 벌써부터 승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일단 유명한 온천지역이자 첫 숙박지인 게로 행 승차권을 수령해야 한다.

[예매 티켓 수령전]

공항철도인 메이테이선에서 JR 환승역으로 향했다.
꽤 먼 거리를 걸어 도착한 후 티켓 수령하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마땅한 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두 종류의 티켓 자판기 중 사전에 안내받은 5489 표기가 된 기계에서는 도무지 카드 결제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결국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방법을 모색하던 중 천신만고 끝에 티켓팅을 끝낸 큰딸이 돌아오겠다며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다.
아내와 나는 분명 처음 헤어진 곳에 기다리고 있고 '중앙개찰구' 근처라 설명해 주었다.
한참을 헤메인 끝에 딸들이 돌아왔다.
사실 중앙개찰구는 하나가 아니고 노선마다 하나씩 있다.

[게로 온천도 식후경]

결국 시간이 지체된 만큼 예매열차 출발시간을 놓쳐 승차가 불가능해 졌다.
승차권은 다음열차에 다시 사용해도 되지만 특급열차 지정석은 이용이 불가능해 지면서 10만 원가량 손해를 보게 되었다.
하는 수없이 두 시간 후에 출발하는 다음 열차를 타기로 했다.
조금의 여유가 생기자 잊었던 시장기가 찾아왔다.
지하 식당가에 내려갔다.
음식점마다 긴 대기 줄이 늘어서 있다.
달리 도리가 없어 무작정 기다렸다.
의자도 없이 서서 기다리다 보니 너무 지체된다.
끝이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 일본어로 무어라 길게 설명한다.
이 정도면 눈치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되어야 한다.
'2인석이 생겼는데 나누어 앉을 건지? 기다렸다가 4인석에 앉을 거냐?''고 묻는 거다.
OK 사인을 보냈다.
뒤 차례의 손님들이 밝게 인사를 하면서 들어간다.

[자유 지정석에서 특석 요금]

2인 커플 한팀에게 한 번 더 양보한 후 짧은 기다림 후에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미리 주문을 마쳐서인지 금세 음식이 제공되었다.
잘못하면 주문한 음식을 먹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서둘러 식사를 마쳤다.
식사 대기시간이 지루했던 만큼 식사 후 열차 시간까지의 시간은 한층 짧아졌다.
하다 선 JR 플랫폼에서 기다리다 보니 비지정석 표시가 보였다.
여기에 타면 좌석표 없이 승차권만으로도 이용이 가능한 모양이다.
그런데 실은 그게 아니었다.
검표원이 좌석표 없는 승객들에게 티켓 요금을 징수했다.
이거 좋다 말았네....

승차권 이외에 지정석권을 다시 구입해야

[스이메이칸]

2시간 가량 걸려서 게로 역에 도착했다.
좌측으로는 산과 우측으로 강이 있는 시골역이다.
플랫폼도 좁고 역사건물도 낡아 있다.
온천마다 셔틀버스가 도착해 있고 '수명관'이라 적힌 차량에 올랐다.
水名館을 스이메이칸이라 읽는 모양이다.
석식인 가이세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주류주문을 했다.
준마이다이긴조 두 병을 주문했다.
우선 짧은 주변 관광을 하기로 했다.
열차 시간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여유 있을 텐데 가까운 마을 풍경이나 둘러볼 생각이다.
인근 강 이름은 히다강이다.
히다선과 히다강, 거기에다 히다규....
저녁식사를 위해 숙소로 돌아왔다.

[가이새키]

숙소에는 식사를 위한 테이블 정리가 끝난 상태였고 이어서 저녁 식사가 하나둘씩 나왔다.
양은 조금씩이지만 정갈하고 다채로운 음식들이다.
고체연료 신선로에 올려 음식이 식지 않도록 하고, 버섯류와 히다규 세 점을 구울 수 있도록 석쇠까지 올려주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특히 괄목할 만한 건 서비스 점원의 표정과 말투였다.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면서 적극적인 웃음으로 호감도를 상승시킨다.
꽤 여러 차례 음식을 들고 오더니 시간 간격이 조금씩 뜸해진다.
이번엔 게로 마을 불꽃놀이가 시작된다며 안내해 준다.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약간의 팁을 건네주자 어쩔 줄 몰라 했다.

첫 코스요리
숙성회와 소스
히다규 구이

[불꽃놀이]

시간이 임박해서인지 사람들의 걸음이 분주하다.
일본식 나막신을 신고 총총걸음으로 달리는 듯한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불꽃 구경하기 좋은 히다강 다리까지 도달하지 못했는데 벌써 폭죽 소리가 들려온다.
넓은 지역에 걸쳐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은 오랫동안 위용을 자랑했다.
시간이 길어지자 제법 찬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대충 차려입은 옷도 문제이지만 일교차가 제법 크다.
천천히 걷다 보니 낡은 여관 건물마다 따듯한 물이 샘솟는 흐르는 온천구나 작은 연못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 비단잉어가 노니는 곳도 보인다.

[온천 대욕장]

드디어 온천욕을 즐길 시간이다.
나야 워낙 사우나를 싫어하는 편이지만 황량한 게로까지 와서 온천욕을 하지 않는다면 헛고생이 될 수도 있다.
여행을 기획한 큰딸에게도 마찬가지....
금년에만 세 번째 온천여행이다.
제법익숙해졌지만, 온천문화는 역시 익히기 어렵다.
샤워를 하고 대욕장으로 입장했다.
갑자기 엄청난 미끈거림이 온몸을 휘감았다.
이거 무슨 입욕제라도 풀었을까?
아니면 진짜 천연온천수일까?
대욕장에서 내다본 실외에 인기척과 함께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리고 대욕장 한편에서 수시로 문 열림과 닫힘이 반복된다.
'아하! 저기가 노천욕탕인 모양이군'

스이메이칸 홈페이지의 1층 대욕장

[노천탕]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서너 명의 손님들이 어두스름한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하고 있다.
춥지 않은 날씨여서 제법 운치 있다.
흰 눈이라도 내리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나름대로 온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허리가 살짝 잠길 정도의 깊이여서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기도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피로를 다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물소리와 함께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세히 살펴보니 담 너머가 여탕인 모양이다.
온천욕을 끝내고 객실로 돌아가는 길에 자판기 몇개가 보인다.
그런데 음료 자판기 사이에 아이스크림자판기도 있다.
참 자판기의 원조라더니 별걸다 자판기로 파는군!

스이메이칸 홈페이지의 남자노천탕
아이스크림자판기

[조식 뷔페]

이른 새벽에 일어나 온천욕장으로 향했다.
가족들이 온천욕으로 본전을 뽑겠다며 성화이다.
어제 1층 온천과 다른 3층의 온천이다.
이번엔 서서히 날이 밝아오는 시간대여서 야외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온천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미끈거림이 강한 느낌이다.
객실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호텔 내 뷔페로 향했다.
간단한 양식과 화식이 준비되어 있다.
한식과 대비되는 일본 전통식이 화식이란 사실은 여러 차례 일본 여행을 하면서 습득한 지식이다.
작은 그릇에 조금씩 담긴 음식들이 일본식 상차림이다.

[게로예끼(驛)]

열차 시간은 아직 여유가 있다.
아직 왕성한 체력의 딸들은 틈새시간을 이용, 거리 구경을 떠났다.
아내와 숙소앞에서 기다리다가 시간도 보낼 겸 역까지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먼 거리는 아니지만 계단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넷의 여행에 필요한 짐을 두 개의 커다란 캐리어에 집약한 만큼 무게가 만만치 않은데 철길 아래를 통과하는 지하도 계단은 길고도 가팔랐다.
게로 역은 전형적인 시골 역이다.
下呂温泉이라 쓰인 현수막이 가로등마다 걸려있고 새 모양 조형물도 보인다.
역사의 규모가 크지 않아 줄을 서지 않았다.
딸들이 가져온 게로 명물 크림 콘을 먹다가 출발시간이 임박해 역사내로 들어섰다.
그런데 대기 줄이 역사 옆문을 지나 먼발치 경사로까지 늘어서 있다.

[2호 칸에서 10호 칸까지]

부랴부랴 황급히 내려가 줄을 섰다.
5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인데 대기 줄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가 열차 놓치는 거 아니야?'
천하태평으로 사진 찍고 쇼핑하다가 또 한 번 스케줄이 꼬일까, 걱정되었다.
다행인 것은 열차 정차 시간이 길어 모든 승객의 승차가 되었다는 것이다.
열차를 놓칠까 싶어 2호차에 승차하고 열차 출발 후 옆 칸으로 옆 칸으로 이동했다.
반대편에서 승차한 승객과 마주치기도 하고 입석 손님들도 피해야 한다.
히다2호 특급열차인데 왜 이런 거지?
열차의 흔들림은 왜 이리도 크게 느껴지는지?

[교통카드 + 24시간 패스]

열차로 두 시간이 소요되고 12시쯤 나고야역에 도착했다.
엄밀하게 따지면 히다선 나고야역이다.
오늘 오후부터 내일 오전까지 사용할 교통카드와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7천엔 가량의 24시간 패스를 구입했다.
대부분의 민영화된 열차 회사 중 24 시간권 사용이 안 되는 노선에서 쓰기 위한 교통카드는 필수이다.
이것저것 알아야 할 내용이 많기도 한데 첫째가 그 어려운 걸 어찌 챙겼는지 대단하다.
나는 지난달 후쿠오카 여행 때 쓰던 교통카드 스고카에 충전하면 되고 나머지 셋은 교통카드 구입과 천5백엔씩 충전을 했다.
24 시간권 종이 티켓을 삽입하면 사용개시와 함께 시간이 체크된다.
그런데 뒤따르던 아내는 소통 부족인지 IC 리더기에 교통카드를 터치했다.
24시간권을 사용하지 않고 따로 유료결제를 한 셈이다.
큰 문제야 없겠지만 넷의 교통카드 잔액이 어그러질 순 있겠다.

[얼리체크인]

첫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
정오를 넘긴 시각이라서 시장기는 있지만 여행용 캐리어 두 개를 들고 돌아다닐 수 없는 노릇이었다.
숙소는 '베셀인 사카에 에키마에'이다.
이틀 이상 여행의 베이스캠프가 되어줄 곳이다.
1층에는 세븐일레븐이 입점해 있다.
오후 1시가 조금 안된시간....
정상적인 체크인은 14시 이후이니까 얼리체크인에는 시간당 1천 엔을 지불해야한다.
일본 돈을 꺼내는 중에 한국인 직원이 나타났다.
한자로 '金' 명찰을 패용하고있다.
쉽고 편하게 호텔 이용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1회용품은 이곳에서 필요한 만큼 가져가고....'
덧붙여 한국어 안내문도 건네받았다.

[이치란 나고야]

점심식사 장소를 향해 출발했다.
걸어서 수 분가량 걸리는 거리이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두세 팀이 대기하고 있다.
화창하고 따듯한 날씨여서 기다림은 문제가 없다.
'오후 한 시가 넘었는데 아직되 대기줄이라니?'
실내에 입장하자 또다시 긴 대기 줄이 보인다.
셀프 주문대에서 주문을 끝내고도 한참 동안 기다렸다.
'참! 아내는 이런 곳이 처음이군'
독서실처럼 옆으로 앉아서 식사하는 곳이라서 미리 주문 방법을 귀띔했다.
잠시 후 직원이 주문표를 미리 건네주었다.
짠 정도, 매운 정도, 느끼한 정도 등....
미리 체크를 마치고 기다리는데 빈자리가 두 개씩 떨어져 있다는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어차피 옆으로 앉는데 뭐? 상관없다.
이번엔 능숙하게 반숙 달걀을 으깨어 넣고 추가로 주문한 고기도 일찌감치 넣었다.
여전히 느끼함은 있지만 제법 마니아가 된 느낌이다.

[나고야노리타케 공원]

전철을 이용해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일본 최대의 쇼핑몰이라는 이온(Aeon Mall) 쇼핑과 주변 공원구경을 하기 위해서이다.
나름 휴식공간으로 조성해 둔 시민공원을 지나 쇼핑몰 건물로 들어섰다.
때마침 연말 세일을 하는 중이다.
여행 출발하기 전 추위 때문에 두꺼운 상의를 입고 왔는데 생각보다 따듯한 날씨여서 저렴한 점퍼 하나 장만해볼까?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마침 유니클로 매장이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도 가지 않았던 브랜드였는데....
2천엔 남짓 가격을 지불하고 가을 점퍼 하나를 구입했다.
건물 내 인근 상점을 돌아보니 그릇매장이 보인다.
그릇이라면 언제나 아내의 눈빛이 빛나는 곳이다.

[수백만 원짜리 도자기 상품]

작고 앙증맞은 그릇부터 대형 도자기 제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도자기제품들이 저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크고 아름다운 문양의 접시는 기백만 원을 호가하고 용 모양의 제품은 천만 원을 상회한다.
일본 도자기가 세계적인 명품반열에 오른 데에는 16세기 조일전쟁에서 우리네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가야만 했던 아픈 역사적 기록이 있기에 한편으로는 부러움보다 착잡한 마음마저 들었다.

[토요타 산업박물관]

이온몰에서 나와 토요타 산업박물관으로 향했다.
먼 거리가 아니어서 도보로 이동했지만, 오후 네 시가 되자 제법 기온이 낮아진다.
토요타자동차 매장 옆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우측으로 남문이, 좌측으로 정문이라고 표시되어있다.
건물 규모가 제법 커서인지 남문과 정문 거리도 꽤 멀어 보인다.
일단 정문으로 입장했다.
입장료 500엔을 지불하고 전시관에 입장했다.
첫 번째 마주한 테이블은 목화 수확 체험이다.
안내직원이 무언가 설명을 해주겠다고 하지만 소통이 불가능해 사양하고 다음 코스도 이동했다.
이번엔 목화에서 실을 뽑아내는 원리를 체험하는 코스이다.
이번에도 눈으로만 보고 패스....
엄청난 박물관 규모를 보면 한 장소에서 오래 지체할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섬유산업의 발달 과정]

이후에도 삼베나 모시를 짜는 기구들이 이어지고 드디어 근대식 섬유직조 기술을 보여주는 기계들이 배치되어 있다.
1920년대부터 사용되던 직조기들이 보존되고 있음은 물론이고 관광객을 위해 일부 기계는 시범 가동까지 하고 있다.
세로 실과 실 사이에 무늬를 입히고 가로 실을 채워 넣는 속도가 무시무시하다.
미세한 실오라기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이 정도 구경거리야 한국에도 있겠지만 조금은 빠르게 사업화를 이룬 일본의 섬유산업 역사를 접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경험이다.

[자동차관]

놓치고 싶진 않지만 주요 관심사인 자동차관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첫번째 마주한 것은 작은방에 어울리지 않게 자전거와 엔진을 결합한 작은 전시물이 있다.
이윽고 철판으로 자동차 모양을 만든 전시물을 거치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2층에는 1924년부터 토요타 자동차공장을 재현한 지붕이 보이고 1층에 갖가지 자동차와 제작기계들이 내려다보인다.
2층에는 자동차 프레임 구조, 서스펜션, 엔진과 미션에 관한 맛보기 전시물이 있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초창기 개발제품들이 속을 드러내고 있다.

[자동화 로봇]

1층에는 올드카와 토요타의 초창기 모델에 관한 역사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엔진, 미션, 구동 등 자동차의 여러 메카니즘을 알수있게 부품을 해부해 둔 공간과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했을법한 자동화 로봇이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움직인다.
승용차 지붕을 올리고 각 부위를 스팟용접하는 과정이 연출되고 외장강판을 제작하는 프레스 기계의 에어펌프 소리도 요란하다.
물론 공정자동화 초기의 로봇으로 지금의 첨단 로봇은 비교조차 할 수 없겠지만 직접 눈으로 처음 접하는 모습은 흥미를 북돋운다.
사실 사전에 알지 못했지만 섬유산업의 기초가된 방직기 제조가 자동차사 토요타의 전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시점이 지금이다.

자동차 조립로봇

[오스상점가]

도심속에 사찰 하나가 모습을 보인다.
불교가 탄압받던 조선시대 산으로산으로 피해야했던 우리나라와 다르게 일본에서 도심속 사찰을 접한건 이제 특별하지 않다.
향내음 가득한 경내에 운세뽑기가 가능한것 역시 다른 사찰들과 흡사하다.
이어진 골목은 오스상점거리이다.
화려한 조명아래 끝없이 펼쳐진 골목들을 모두 둘러볼 수는 없다.
여러 먹거리 중 익숙한 타코야끼 상점에서 한세트 구입해 간식으로 맛본 후 속소로 출발했다.
스마트폰 만보기 어플에 2만보를 표시할 정도로 체력적 한계에 도달한 이유도 크다.

[나고야 돈키호테]

하지만 오늘 일정이 끝난건 아니다.
일본여행의 하이라이트 돈키호테쇼핑이 기다리고있다.
나야 '좀 쉬다가 내일 쇼핑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말했지만 딸들은 이미 내일스케쥴이 빽빽하게 정해져 있었다.
의약품과 선물용 과자류, 각자 선호하는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5천엔 이상(부가세 10% 별도인 경우 면세적용을 받고 1만엔 이상인 경우 쿠폰을 제시하면 추가 5% 할인을 해준다는 사실이야 익히 알고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흩어져 쇼핑을 하는 통에 1만엔이 안되는걸로 착각해 급하게 한가지 물건을 더 담았다.
그런데 계산을 하다보니 1만오천엔에 육박한다.

[할인받기 노하우]

점원에게 쿠폰을 제시했다.
인테넷 검색에서 쉽게 구할 수있는 5%추가할인쿠폰이다.
그런데 사용이 안 된다는 것이다.
순간 '아차' 싶었다.
지난달 홋가이도 여행에서 쿠폰 사용법을 마스트했다고 생각했는데 미처 딸에게 알려주지 못했다.
할인쿠폰 링크를 누르고 점원에게 건네줘야 하는데 '사용' 버튼을 미리 클릭한 모양이다.
급하게 다른 할인쿠폰을 검색하니 더욱 찾기 힘들다.
뒤에는 긴 대기 줄이 있어 하는 수없이 그냥 결제했다.
1만 오천 엔이면 750엔을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세븐일레븐표 저녁]

돈키호테를 나섰다.
그러고 보니 게로 스이메이칸에서 조식 뷔페를, 점심으로 라멘을 먹은 게 전부이다.
물론 중간에 다코야키나 몇가지 챙겨먹긴 했지만, 간식 수준이었다.
숙소 건물 1층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렀다.
물과 약간의 맥주, 그리고 컵라면을 구입했다.
돈키호테에서 구입한 일본 술을 꺼냈다.
면세 조건이 출국전까지는 포장을 개봉하면 안되지만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은 준마이다이긴조 하나에 1천2백 엔이었는데 역시 비싸서 그런지 달고 맛나다.
컵라면 두 개를 꺼내 뜨거운 물을 붓고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러면 점심도 저녁도 라멘이다.

[여성 전용 객차]

셋째 날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브리파크가 첫 관광코스이다.
서둘러 일어나 준비하고 숙소를 나섰다.
늦게 되면 제대로 된 구경을 하지 못한다며 딸들이 서두른다.
하긴 이번 여행의 양대테마이긴 하다..
나고야역에서 24시간 패스를 찍고 후지 카카오가 역에서 환승하는 열차이다.
승차하고 두 번째 역에 다다를 무렵 큰딸이 '아빠! 이 칸은 여성 전용 같은데?'
어쩐지? 남자가 하나도 안 보이더라니....
서둘러 옆 칸으로 올겨탔다.

[지브리파크]

이른 시간이다.
아침도 거르고 서둘러 도착했기에 시장기를 해결하고자 로손편의점에 들어갔다.
다양한 간식과 먹거리가 전시되어 있다.
각자 취향대로 한두 가지 음식과 음료를 챙겨 들고 편의점을 나섰다.
앉을곳을 찾던 중 돌의자가 보였다.
잠시라도 휴식을 취해야 하기에 차디찬 돌의자에 앉아 가벼운 식사를 시작했다.
일본의 겨울, 엄밀하게 말해 나고야의 겨울이긴 하지만, 돌의자가 웬 말인가?
승강기만 우뚝 선 곳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커다란 건물이 여러개 보인다.
70대로 보이는 남성안내원에게 물었다.
'지브리대창고가 어디인가요?'
나이에 비해 능숙한 영어로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첫 번째 건물에서 예매한 입장권을 발급, 엘리베이터를 타고 또 한 번 지하로 내려갔다.
9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인데 벌써부터 대기 줄이 굉장하다.
전시관에 입장하는 순간 사진 촬영 명소가 시작된다.
나에게는 그저 그런 의미 없는 장소일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선망의 여행지라니 배부른 소리는 그만해야겠다.

[나고야 파르코]

지브리파크에서 12시에 나고야로 돌아오는 열차를 탔다.
24시간권의 사용개시 시간이 12시 20분이니까 중간 환승역에 들어가면 무료 적용이 안 된다.
하는 수 없이 두 번 모두 교통카드로 결제했다.
다음 행선지는 점심 식사를 겸한 쇼핑이다.
여러 백화점이 모여있는 곳이다.
시간이 늦어져 계획된 쓰시식당으로 직행했다.
별 기다림 없이 입장이 가능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몇 가지 초밥을 주문했다.
키오스크에서 쉽고 편하게 주문하고 빠르게 나온다.
가격이야 부담스럽지만 나고야 초밥이다.
하긴 한국에서도 숙성 회 초밥은 비싼 편이다.
숙성회 특유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생강초절임은 거의 무한리필이다.

[나고야성]

지하철을 이용해 나고야성으로 향했다.
한자로는 명고려성이고 영문 표기로는 나고야조이다.
성을 '조'라고 읽는다는 새로운 사실보다 더 놀라운 건 인근에 나고야 시청이 있는데 역이름이 나고야시청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성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너무 허술한 모습이고 대충 보기에도 성은 아니다.
알고 보니 성 내 귀퉁이에 지어진 망루 초소 정도 되는 건물이다.
성벽과 성벽 사이에 있는 방어용 해자에는 물이 채워져 있지 않아 삭막한 느낌이다.
몇 걸음 더 나아가자 파란 하늘과 닮은 성이 상부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당대 인물들인 도쿠카와이에아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견제하기 위해 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벚꽃이 피는 봄에 절경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겨울 풍경도 나름 괜찮은 듯하다.
해자를 건너는 다리를 지나자 진짜 건물이 나타났다.
파란 하늘과 닮은 성이 상부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우리는 성안에 들어온 것이고 우뚝솟은 건물은 천수각이다.
워낙 높이가 있어 기념사진 촬영을 하기에는 위치를 정하기 쉽지 않다.

나고야성 천수각

[혼마루]

성 근처에 다다르자, 왼편으로 천막이 있고 무언가 영상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교육하는 모양이다.
사진 촬영과 음식물 섭취가 제한되는 것으로 보아 실내 관광 같은데 계획된 오후 일정에 여유가 있어 관람하기로 했다.
가까이서 보니 혼마루고텐(궁전)이다.
목조건물에 역시 바닥도 나무 마루이다.
실내화를 갈아신고 줄지어 입장했다.
나고야성주가 기거했던 곳으로 일본 전통건축방식대로 지어진 단층 건물이다.
일종의 문화, 건축 역사를 나타낸 모양인데 조용한 분위기와 화려함이 함께 표현되어있다.
분명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고 했는데 더러는 셔터 소리가 들린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관람을 끝내고 입장했던 곳으로 돌아 나왔다.

[아이스크림은 겨울에]

천수각 앞에는 매점이 눈에 띈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어서 시장기는 없지만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구입하기로 했다.
손님이 많지 않은데 상점 옆에는 자판기를 닮은 셀프주문 기계가 보인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자 호출한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이라기보다는 아이스라떼 느낌이다.
결국 아이스크림 하나를 추가 주문했다.
때는 12월 하고도 크리스마스이브, 본격적인 겨울이다.
하지만 이곳은 따듯한 겨울이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진짜라는데....

[같은 나라 버스 맞아?]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예약된 음식점으로 향했다.
버스 정류소에서 잠시 기다리자, 버스 한 대가 정차했다.
그런데 앞문이 열린다.
지난달에 후쿠오카 여행 때에는 분명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내렸었는데....
승차 후 교통카드를 터치하고 뒷좌석에 앉았다.
그런데 이 차량은 내릴 때 교통카드를 태그하는 곳이 없다.
그리고 스마트폰 앱에는 이미 요금이 지불된 것으로 나타났다.
승차와 하차 태그를 해야 요금 정산이 될 법한데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아마 구간과 상관없이 기본요금 단일요금제 차량인 모양이다.

[히츠마부시빈초]

나고야성에서 보낸 시간이 짧아서인지 저녁 식사 장소에 도착했을 땐 아직 저녁 식사 손님을 받지 않는 브레이크타임이다.
앞선 몇몇 팀과 함께 대기 중인데 사전 예약을 해서인지 창가 쪽 자리로 안내했다.
오도리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좋은 뷰이다.
겨울인데 아직 푸른 잎을 매달고 있어 봄 느낌이다.
장어덮밥은 첫째와 후쿠오카에서 경험했으니, 아내와 둘째에게 먹는 방법을 전수해 줄 차례이다.
예전에는 1.5마리 덮밥이 6천6백엔이었는데 이곳은 6천엔 가량이다.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두 번째라서 그런지 가격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 느낌이다.

히츠마부시빈초와 장어계란말이

[일본 식사에 일본술]

좋은 음식에 어울리는 가벼운 반주가 필요하다.
50% 정미율의 다이긴조를 맛뵈기로 주문했다.
잔술로 4천5백엔, 홉 술로 2천엔이다.
잔술이래야 소주잔보다도 작을 게 분명하다.
홉 술로 주문했다.
손잡이가 있는 이홉들이 절반가량의 질그릇에
담겨 나왔다.
점심을 배불리 먹은 지 오래지 않는데 생각보다 맛난 장어에 안성맞춤인 술맛이다.
한 홉 더 주문하자는 성화에도 숙소에 남은 일본술을 소비해야 하기에 만류했다.

[크리스마스 마켓]

오도리공원은 보기보다 많은 인파가 붐비고 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여서인 모양이다.
특별한 쇼핑거리 없이 크리스마스를 즐기기위한 먹거리 쇼핑이대부분이다.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를 중심으로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고 그야말로 문전성시이다.
하얀 치마를 입은 젊은이들이 수도 없이 지나다니고 산타 복장을 한 젊은이들도 상당하다.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 추위는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위가 다가올 텐데 젊음이 좋긴 한가 보다.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는 산타 복장을 하고 백인 노인이 기념사진 파트너를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마켓 중심에 대형 트리

[추부전력 미라이타워]

식사 후 크리스마스공원으로 갈 때 먼발치에서 보았던 타워가 조명을 발하고 있고 인근에는 오아시스21이 은은한 조명으로 유혹하고 있다.
오아시스21은 타워와 꽤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대기인원이 많아 한참 동안 계단을 오르다 보니 위에는 물결이 아래에는 스케이트장이 보인다.
최상층에 오르자, 물결의 정체가 나타났다.
지붕을 온통 덮고 있는 얇은 수조이고 출렁이는 물결 아래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 보인다.
높은 위치여서 그런지 미라이타워아의 구도가 제법 어울린다.

오아시스21에서

[다양한 숙소 경험]

숙소로 돌아오는 길....
천근만근 피곤한 몸이지만 그것보다 발목관절이 시원치 않다.
걸을 땐 괜찮다가도 한동안 쉬었다 첫 걸음을 뗄 때마다 한동안 통증이 찾아온다.
이러다 귀국도 못하고 병원 신세 지는 건 아닐까?
숙소에 들어서 주변을 살폈다.
어제는 피곤해서 느끼지 못했는데 60세 이상 손님은 5% 할인이 제공된다는 내용이 보인다.
생수도 1회용품 마냥 필요한 경우 로비에서 챙겨오면 된다는 내용도 확인했다.
어제는 비싼 돈 주면서 편의점에서 구입했는데....
숙소에는 조식 뷔페가 있어 추가 요금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일본식과 양식이 제공되며 천4백엔가량의 금액이다.
일찍 출발하기도 하지만 식사에 대한 만족도를 확인할 길 없어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히가시야마선]

가까운 지하철역은 두블럭 떨어져 있다.
건물 지하로 내려가는데 엘레베이터에는 온통 게임방에 대한 안내 뿐이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지하철과 연결되어 있다.
어제 이용했던 노선이름이 익숙해 보인다.
'H'로 시작되는 히가시야마선을 타고 나고야역으로 가면된다.
그런데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하다.
충전하기도 하지 않기도 애매한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하는 수 없이 천엔을 충전하고 승차했다.
두 전철역을 지나면 나고야역이다.

[어쩌다 중앙개찰구!]

한참을 돌고 돌았다.
하필이면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곳만 골라다닌다.
귀국선물을 잔뜩 구입해 여행캐리어는 무겁디 무겁다.
흔한 공항선 중 하나지만 메이테이선이라는 표시가 되어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또하나의 익숙한 이름이 등장했다.
'중앙개찰구'이다.
첫 날 식구들이 뿔뿔히 흩어져 중앙개찰구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노선마다 중앙개찰구가 있다는걸 이제야 알게되었다.
예매했던 승차권을 받아 중앙개찰구를 지나 플랫폼으로 향했다.
그런데 플랫폼 번호도 여러개이다.
워낙 많은 선로가 있고 넓은 역사건물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잠시도 한눈을 팔면 안된다.

[과잉친절?]

승차권을 삽입하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그런데 공항으로 향하는 노선만 있는 게 아니다.
승차권에 기재된 4번 플랫폼으로 진입했다.
혹시 모를 착오에 대비하기 위해 행선지와 시간, 운행안내 전광판까지 둘러보는데 일본인 신사 한분이 다가왔다.
티켓을 보며 승차위치를 설명해 준다.
반대편으로 이동해 파란색 표시를 따라가라는데 반대편으로 가다가 정확치 않은 의사소통에 머뭇거리다 보니 먼거리를 쫒아와 추가적인 설명을 해준다.
알고보니 승차위치와 파란색 열차를 타라는 이야기였다.
본인도 바쁜 상황일텐데 손에 쥔 승차권을 보고 적극적으로 길안내를 해준 마음은 일본 여행의 최고 감동이었다.

[추부공항 국제선]

메이테이선은 승차감과 좌석 편의성이 좋은편이었다.
여행 첫날부터 게로로 가는 열차에서 진동과 흔들림으로 무지 고생을 했었기에 이만한 안락함이 없다.
게로행 특급열차와 달리 지정석 표검사도 하지 않았다.
아마 유료좌석을 확인하고 예약되지 않은 좌석에 않은 승객만 승차권을 요구하는 모양이다.
1000엔이 조금 넘는 금액으로 40여분 거리의 공항에 도착했다.
나고야 여행의 시발점에서 종착역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반대편인 왼편으로는 T2 방향 표시가 되어 있다.
우측으로 향했다.
무빙워크 두개 있는데 그나마 하나는 고장이다.

[우동 한 그릇]

8시에 도착해 한층 여유가 생겼다.
아니 지나칠 정도의 여유시간이다.
그리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명색이 국제공항이다.
국내선과 함께 있는 T1 건물인데 2층에 푸드코트와 음식점, 카페들이 입점해 있다.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는 '옥상옥'이 아니라 공항 지붕 아래에 일본식 지붕을 얹은 건물이 지어진 '옥중옥' 형태이다.
출국 항공편쩌럼 기내식 제공 여부를 알기 전이어서 가벼운 요기 수준으로 우동을 주문했다.
일본 현지 공항에서 먹는 우동이다.
예전에 일본 도서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나는 시간이다.

[스타벅스 나고야]

나로서는 못마땅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가 다수 있다.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도 있고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낯설기만 한 나라에서 익숙한 메뉴를 고르기엔 불편함이 없다.
우동집 건너편에 스타벅스가 있다.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가족들은 어쩔 줄 몰라 한다.
스타벅스 기념품 쇼핑이 한창이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데 웬 호들갑이지? 라고 할 수 있지만 각국 현지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현지템 모으는 게 취미라고도 하니 세월만 가는 게 아니라 유행도 빠르게 변해감을 느끼게 된다.

해당국 기념품

[짧지만 길었던 대기시간]

체크인카운터로 향했다.
아시아나항공 소형기라서 그런지 체크인 카운터가 딸랑 5개 열려있다.
그것도 세 개는 비지니스, 골드회원 우선 창구이다.
대부분 일본인 직원들이어서인지 진행 속도도 느리다.
어렵사리 차례가 오고 캐리어 두 개를 부쳤다.
온라인체크인을 끝내서인지 금세 마무리되었다.
중형규모의 공항이어서 보안검색대는 빠르게 통과했다.
이제 진짜로 안심이다.
나고야역에서 승차권 교환을 못 하거나 탑승 위치를 찾느라 애태우던 시간에 비하면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남는 게 시간인 것은 변함이 없다.
안전에 안전을 더해 일찍 도착한 이상 긴 시간을 보내는 건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틈새 쇼핑]

규모는 작지만, 갖가지 기념품을 파는 면세점이 있다.
명품샵은 그림의 떡이지만 이곳은 먹을수 있는 떡인 셈이다.
부족했던 쇼핑욕을 채우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처음 만나는 제품부터 유명한 제품인데 미처 구입하지 못했던 제품까지, 마치 먹이를 찾는 매의 눈빛으로 둘러본다.
바구니에는 생와사비, 명란까지 담겨있다.
나야 뭐 관심사가 아닌 쇼핑이다.
담배와 주류 매장을 기웃거렸다.

[일본술 전용매장]

지난 여행에서 들었던 고급 일본술을 구입하기 위함이다.
정미율 높은 고급술이 국내 가격의 40% 수준이라서 무조건 사야 한다기에 불필요한 소비가 가중되는 건 아닐까?
점원에게 물었다.
닷사이23 준마이다이긴조가 어디 있냐고?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19번과 20번 탑승 게이트 사이에 있다고'
그런데 내가 어찌 알아들었지?
그러고 보니 영어로 설명해 준 거다.
나의 매장도 아닌데 참으로 친절한 마인드이다.

일본주류전용매장

[빠른 수속과 출발]

공항 규모가 작고 이용객들도 많지 않아서인지 탑승과 출발이 일사천리이다.
출국 항공편에서 이산가족으로 뿔뿔이 흩어졌었는데 이번엔 빠른 온라인 탑승 체크인으로 창가석부터 두 명씩 앉았다.
작은 섬에 있는 공항이어서 그런지 여러 면에 걸쳐 바다가 보인다.
기내 면세 쇼핑과 식사가 안내되고 드디어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밥과 닭고기 요리, 빵이 정성스레 담겨있다.
과거 여행은 주로 메이저급 항공사여서 국제선을 이용할 땐 으레 식사가 나오는 거로 알았었다.
요즘은 LCC로 불리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다 보니 기내식이 나오면 황송한 느낌마저 든다.
하긴 이번 여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여행이다.

[기내면세품 구입]

여행 출발 전 얼마간의 선물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몸에 좋지 않다는 담배지만 어쩔 수 없이 필요로 하는 친척을 위한 선물이다.
담배 가격이 열갑짜리 한 보루에 4만5천원이다.
지난 여행에서는 면세점에서 28달러에 구입했는데 이번엔 두 보루 구입하면 30% 할인을 한다.
두 보루에 42달러, 이거 횡재인데?
마침 일본에서 쓰려고 환전했던 일본 돈 엔화도 조금 남아있어 엔화로 현금결제 했다.
달러 기준 가격을 엔화 기준으로 매겨 원화 기준 5만 오천 원가량 되는 엔화를 지불했다.
여행기를 정리하다 잠시 에어쇼 화면을 켰다.
메이저급 항공사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인데 지나칠 수 없다.

[귀국편 소요 시간]

나고야로 향할 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 살펴보니까 남북으로 위도차가 별로 없고 경도차만 큰 항로이다.
크게 다른 하나는 출국 편 항공기의 비행 속도가 시속 천 킬로미터를 넘겼던 반면 귀국편 항공기의 운항 속도는 600킬로미터대 정도이다.
귀국편 도착 예정 시간이 많이 늦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맑은 날씨와 다르게 기체의 흔들림이 자주 일어났다.
기류 불안정 구간이 있는 모양이다.
도착 예정시간을 앞두고 기내 면세품 판매가 종료되고 고도를 서서히 낮추기 시작했다.
상공에서 한국의 산하를 내려다보는 느낌도 이젠 제법 익숙하다.

[주차 대행의 완성]

귀국 수속은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다.
이른 시간 항공기가 도착하기도 했지만 특별하게 세관에 신고할 사항이 없으면 신고조차 하지 않는 자율 신고 덕분이다.
SNS로 전달받은 차량 인도장소로 향했다.
지하 3층 A32 구역이다.
일단 차 키 인도장소에 들렀다.
주차대행료 2만 원을 카드로 지불했다.
영수증을 제시하자 차 키를 건네준다.
주차구역은 출국 전 알려주었던 A32 구역이다.
복잡하고도 긴 구간을 거쳐 지상으로 올라왔다.
하이패스로 결제가 가능한 차단기가 보인다.
5만원 이하는 사전 정산이 불필요하다더니 28,800원이 자동결제 되었다.
4일에 36,000원인데 저공해 2종 차량이라서 20% 자동 할인된 모양이다.

[인천 출발 이천 경유]

출국 당시와 마찬가지로 내려가는 중간에 이천을 들러야 한다.
첫째가 함께 집으로 가고 싶지만, 내일부터 출근해야 한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잠시 아내와 대화하다가 시흥 방면으로 진입했다.
다행인 건 2~3분 정도만 지체된다는 것이다.
예전엔 내비게이션 없이도 곧잘 다니던 실력이었는데 이젠 내비게이션이 있어도 종종 실수한다.
이천 하이닉스에 들러 첫째 딸을 내려주며 잠시 생각이 든다.
예전 같으면 고속도로변 대형 공장이었는데 이젠 꽤 익숙한 골목골목이 되어있다.
주유를 위해 평창휴게소에 들렀다.
따듯한 지역으로 다녀와서인지 평창 날씨는 보통 매섭지 않았다.
든든하게 주유를 마치고 집으로 출발....
대관령 터널과 눈 덮인 산하를 지나 달리는 길이다.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