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컬럼

미세먼지때문에 신천지를!

Bini(비니) 2020. 4. 23. 08:00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방법]

황사가 세상을 괴롭힌 역사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조선 초기 문헌에도 '하늘에서 흙비가 내린다'는 기록이 자주 등장한다니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닌 것이 분명하지만 요즘 들어 중금속과 초미세먼지가 더해져 심각한 수준이다.
초미세먼지에 대처하려면 마스크를 써야 하고 그것도 작은 입자까지 걸러낼 수 있는 규격품을 착용하라 권고한다.
하지만 착용감, 호흡 불편, 이미지를 신경 쓰다 보면 외려 불편한 점만 부각되기 마련이다.
가끔 규격 마스크를 구입하면 서랍 속에서 묵혀지기 일쑤였다.

[전염병, 신종 코로나]

중국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확산되더니 세계적 재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선제적 대응과 과학적 선진방역시스템 덕택으로 우리나라 코로나 환자가 감소 추세로 바뀌던 어느 날 종교집단 '신천지'로 인해 환자의 증가세가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인다,
웬만한 정상 종교의 경우 자신의 신앙에 대해 자신 있게 알리기 마련인데 이 이단(적어도 내 생각에는 이단) 종교는 신분을 철저히 숨겨야 하는 일종의 교리를 갖고 있단다.
보름 동안 30명의 확진자가 7000명으로 200배 이상 증가하며 21세기에 겪은 돌림병이 된 것이다.

[세계적 찬사 속 국내의 '방역당국 때리기']

마침 4년마다 열리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다.
대규모 전염병의 경우 여당에게는 불리하고 야당에 유리했던 게 불문율이었다.
보수 야권은 정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구하고자 열중한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 여론조사는 꿈쩍 않는다.
엄청난 보수 언론사들의 반정부 기사 물량공세에도 끄떡없다.
이 와중에 외신들은 한국의 방역시스템에 대한 극찬을 쏱아내고 모범 사례라며 벤치마킹까지 하고 있다.
자신의 종교를 숨기고 비밀 선교를 하던 이단과 몰지각한 시민들이 방역당국의 통제에만 따라 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마스크는 왜 쓰나?]

미세먼지에 세상이 뿌옇게 변하고 매캐한 냄새가 나지만 불편한 마스크 대신 편리함을 택해왔던 건 어쩌면 건강에 대한 자만감이 아닌가 싶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퍼질 때에도 마찬가지로 마스크는 불편함만 따르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전국적인 확산과 주변 누군가에게서 전염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마스크 착용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급기야 엘레베이터 버튼도 손으로 누르지 말라는 초강경 공고까지 눈에 띈다.

아하!

마스크가 나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남에게 배려하는 목적도 큰 모양이다.

[100원짜리 마스크]

매당 1000원 안팎의 보건용 마스크가 일찌감치 동이 나기 시작하더니 온라인 시장에서 최저 5천원, 최고 8천원까지 치솟았다.
생산량이 부족하지는 않은데 사재기와 고가 수출을 위해 매점매석하는 장사꾼들에 의해서다.
마스크 없이는 엘레베이터 탑승도 마트 출입도 제한되는 시기라 일반마스크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일반마스크도 품귀현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다행히도 지난해 12월경에 30개 3,500원 주고 준비해 둔 일반마스크가 눈에 띈다.
일반 마스크 구입도 어려운 현실인데 100원을 조금 넘긴 마스크라니....

[소독용 알콜]

집에서 상처 치료용으로 사용하던 알콜을 스프레이에 담아 뿌리자 마치 병원에 온 듯 한 냄새가 난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면 바로 알콜 소독을 한다.
손 씻기와 함께 옷가지에 묻어온 바이러스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서이다.
한 할인마트에서 알콜 스프레이를 판매한다.
가격이 3,500원가량 하는데 알콜과 스프레이 일체형 제품이고 휴대하기 적당한 사이즈라 두어 개를 구입했다.
가격은 중요하지 않다.
언제 매진될지 모르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마침 약국에 들렀다가 '소독용 알콜 매진'이라는 안내문을 봤다.

[산양산삼으로 면역력 키우기]

평소 단골로 이용하던 산양삼 판매점에 들렀다.
태기산 자락에서 직접 재배하는 농부라서 직거래 할인과 단골할인으로 저렴하게 구입해 오던 터라 부담 없이 들렀다.
마침 산양삼이 조금 남아있다.
'요즘 전염병 때문에 면역력 보강하려고 산양삼 판매가 폭증한다'는 자랑을 듣자니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나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술자리가 생겼다.
거나하게 취한 상태에서 산양삼은 씻지도 못하고 보일러도 켜지 않은 채 깊은 잠에 빠졌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짠 법인데 제대로 감기에 걸렸다.

[신천지 때문에, 신천지를 경험한다!]

최근 4~5년 주기로 찾아온 신종 전염병 때문에 난리가 났다.
신종플루를 제외하곤 너무 큰 피해 없이 지나갔는데 이번엔 심상찮다.
잠잠해져 가던 시기에 신천지라는 이단(종교에 관심 없지만 적어도 이번 사태를 보면 이단이라 확신) 때문에 마치 꺼져 가던 불씨가 되살아나 더 큰 산불이 된 모양새이다.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내 직장도 전염을 막아 보자고 재택근무를 하란다.
더우기 직장이 있는 인구 30만의 도시에 갑자기 13명의 확진자가 발표되었다.
외출도 자제하고 식사도 집에서 해야 한다.
객지에 나와 홀로 생활하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감금이나 다를 바 없다.
평소 아침, 저녁만 간단히 챙겨 먹던 내게 삼시 세끼 끼니를 혼자 해결하는 건 30년 만의 일인 것 같다.
겨우 재택근무 이틀이 지났는데 당초 일주일의 재택근무 기간이 이주일로 연장되었다.
이거 장기전에 대비해야겠다.
그릇도 두어 개 새로 챙기고 든든히 차려 먹기 위해 감자와 버섯, 청양고추도 조금 샀다.
잘 먹어야 하기에 마침 눈에 띈 갈매기살도 조금 챙겨 몸보신이라도 하기로 했다.
전염병과 '신천지' 때문에 때아닌 '독거 신천지'를 경험한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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